마스가 달리는데, 오스탈은 '안갯속'···'집중견제'에 애타는 한화오션

2025-11-27

한·미 관세협상 타결로 양국 마스가(MASGA) 프로젝트가 본격적인 협력 단계에 접어들자, '공급망 핵심축'인 한화오션이 미국 시장 확대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Quick Point!

한·미 관세협상 타결과 MASGA 프로젝트 협력으로 한화오션 미국 시장 진출 가속

미국 해군참모총장 방한, 김동관 부회장 11조원 투자 예고

국내 방산업계 기대감 상승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마스가 전진기지에 '11조원' 투자를 예고했고, 미국 해군참모총장은 방한해 한화오션을 방문하며 신뢰를 더했다. 미국을 앞세워 글로벌 방산·함정 분야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한화오션에 대한 국내 방산업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전략적 거점'으로 꼽히는 호주 조선·방산 기업 오스탈 인수가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양 전략 간 속도 차도 점점 뚜렷해지는 모양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지난 3월 오스탈 지분을 19.8%까지 확대하기 위해 호주 정부에 외국인 투자 심사를 요청했지만, 9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승인 결과를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한화오션은 "조만간 승인이 날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향방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정공법 대신 우회로···오스탈 인수 향한 강력한 의지

지난해 한화오션은 한차례 오스탈 인수가 무산된 바 있다. 당시 한화오션은 오스탈 경영진·이사회와 협상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한화오션이 경영권 인수라는 정공법 대신 지분 매입을 통한 파트너십 구축이라는 우회적 방식을 택하면서까지 오스탈 인수를 재추진하는 것은 그만큼 미국 시장 공략에서 오스탈의 역할이 클 것이라는 걸 의미한다.

오스탈은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조선소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연 매출 약 13조원의 80%를 미국에서 벌어들이는 등 미 해군 군함을 건조하며 미국 내 조선 물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를 중심으로 오스탈이 미국 해군 사업 수주에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이클 쿨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해외사업 총괄 담당 사장은 "오스탈의 성장과 혁신을 지원하며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오스탈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핵추진잠수함'이라는 선물을 안기면서 한화오션의 핵심 생산 거점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오스탈USA는 작년 9월 미국 핵추진잠수함 건조사와 잠수함 모듈 생산 시설 구축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모듈 생산 시설을 완공할 예정이다. 한화그룹이 오스탈USA 인수에 성공할 경우 미국이 해군 증강의 제1 목표로 하는 핵추진잠수함 건조 밸류체인에 직접 참여하게 된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오스탈 인수 성공은 미국이 집중하고 있는 핵추진잠수함 건조 가치사슬에 직접 참여하는 국내 업체의 등장을 의미한다"며 "핵추진잠수함 건조 이력을 확보한다면 미국이 심혈을 기울이는 미국 해군의 핵추진 잠수함 선대 확대를 위한 사업에 참여할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존재감 드러내는 한화오션, 경계심 발톱세운 호주·일본

하지만 한화오션이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낼수록 이를 견제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이번 오스탈 인수는 단순 행정 절차 문제를 넘어 안보와 관련이 깊다 보니 호주 정부는 "제대로 처리하고 싶다"며 신중모드에 돌입했고, 미국과 조선업 파트너십을 노리는 일본도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오스탈은 호주 유일의 전략 조선사이자 미국 해군 4대 핵심 공급업체 중 하나이다. 한화오션이 오스탈의 최대주주가 되면 핵잠수함 사업과 관련한 민감한 기술 정보가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현재 오스탈은 일본 모가미급 호위함 건조 프로그램에 관여하고 있어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상황이다. 호주 정부는 지난 8월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의 개량형 모가미급 호위함 11척을 100억 호주달러(약 9조5100억원)에 도입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일본으로서는 한화의 지분 확대가 기술 유출은 물론 호주 정부와의 사업 협력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 스즈키 가즈히로 주호주 대사는 최근 "한화의 오스탈 인수가 결정되면 일본 정부에서 반응이 있을 것"이라며 "아직 그런 일은 없었고, 호주를 신뢰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오션이 방산·조선업체인 만큼 양국 정부가 '쉽게 승인할 수 없는 상대'로 보는 견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한화오션이 인수하면 기술·수주력이 한 곳으로 집중된다는 측면에서 전략적 견제 기류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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