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김영남 아들이 제 중매…3대에 살아남은 비결은 처세술과 청렴”

2025-11-05

전 북한 외교관 출신 태영호 전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별세한 김영남 전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 대해 “북한 내에서 ‘체제 생존형 인물’의 롤모델로 통하던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태 전 의원은 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제가 12살 때 평양 외국어학원에서 김영남 상임위원장의 막내아들 김동호와 같은 반이었다”며 “그때부터 그 집을 드나들며 김영남을 자주 봤고, 이후 외교부에서 일할 때는 상관으로 모셨다”고 회상했다.

그는 “김영남의 막내아들이 제 아내와의 중매까지 서줬다”며 “어린 시절부터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으로서, 그가 왜 북한에서 3대에 걸쳐 2인자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는지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태 전 의원은 김영남을 “완벽한 체제 생존형 인물”이라며 “김씨 일가에 대한 절대적 충성과 뛰어난 상황 판단력, 그리고 권력 향배를 최소 10년 앞서 읽는 감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영남의 처세술을 보여주는 일화로 1970년대 초 김일성의 부인 김성애 사진을 모두 내리게 하고 대신 김정일의 생모 김정숙 사진을 걸게 한 일을 꼽았다. 태 전 의원은 “그때는 아직 김정일이 후계자로 확정되기 전이었지만, 김영남은 이미 권력의 향방을 읽고 있었다”며 “그 일을 전해 들은 김정일이 감동해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시대에도 그의 노련함은 빛났다고 했다. 태 전 의원은 “김정은이 행사장에서 원로들 앞에서 버럭 화를 냈을 때, 김영남은 분위기를 유머로 바꿔버리며 위기를 수습했다”며 “또 김정은이 처음 등장했을 때 망설이던 원로 간부 중 가장 먼저 90도 폴더 인사를 해, 다른 간부들이 따라 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김영남의 청렴함도 장수 비결 중 하나로 꼽았다. 태 전 의원은 “김영남은 단 한 번도 인사청탁을 받지 않았고, 뇌물을 받으면 그대로 당위원회에 바쳤다”며 “술을 마시지 않고, 외국 출장에서도 선물이나 옷을 절대 가져오지 않았다”고 했다.

또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김영남이 김여정 부부장과 함께 남북 공동 입장 장면을 지켜보며 눈물을 흘린 장면 역시 “의도된 이미지 연출”이었다고 평가했다.

태 전 의원은 “그 한장의 사진으로 국제사회는 ‘김정은이 대화로 나오려는구나’라고 인식했다”며 “김영남은 그만큼 상황 판단이 빠르고 정치적 감각이 뛰어난 인물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영남은 권력의 중심에서 60년을 버텼지만 단 한 번도 권력을 남용하지 않은 인물”이라며 “그의 생존 방식은 북한 내부에서 ‘이렇게 살아야 오래간다’는 교본으로 통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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