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UWB 기술 진화…인체 감지부터 고속 통신까지

2025-12-04

초광대역(UWB) 기술이 정밀 측정 및 보안용 애플리케이션을 넘어, 인체 존재를 감지하고 심지어 호흡 패턴까지 포착할 수 있는 레이더 기능으로 확장되고 있다. 여기에 고속 무선 데이터 전송 기능까지 더해지며 한때 스마트 자동차 키의 통신 기술로만 인식되던 UWB는 차량 안전, 스마트홈, 웨어러블 기기 등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UWB는 500㎒ 이상의 채널 대역폭을 사용하는 초단파 펄스 형태로 무선 신호를 전송한다. 이를 통해 최대 10~15m 거리에서 센티미터 수준의 정밀한 거리 측정이 가능하다. 이 같은 특성 덕분에 UWB는 높은 보안성과 정밀도가 요구되는 차량용 무선 키, 물류창고 및 병원의 자산 추적, 실내 측위 시스템 등에서 널리 활용돼왔다.

최근에는 여기에 '레이더 센싱' 기능이 새롭게 추가됐다. 공식 발표가 예정된 'IEEE 802.15.4ab' 표준은 '임펄스 라디오 UWB(IR-UWB)' 기반의 레이더 기능을 정식으로 도입한다. 하나의 UWB 장치가 펄스를 발사하고 반사 신호를 분석함으로써 물체의 존재나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는 '수동 센싱'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 스마트 키 시스템용 UWB 칩도 차량 내 인체 존재 여부뿐만 아니라 호흡 패턴 감지까지 구현할 수 있게 됐다.

벨기에 반도체 연구소 아이멕(imec)은 최근 IEEE 802.15.4ab 표준의 예비 버전에 부합하는 4세대 IR-UWB 트랜시버를 개발해 실제 차량 내 환경에서 인체 존재 감지 및 호흡률 추정 시연에 성공했다. 이 시스템은 2x2 MIMO 풀 듀플렉스 방식으로 구성돼 30㎝에서 3m 거리 내 인체 존재를 높은 정밀도로 감지할 수 있다. 또 비슷한 거리에 있는 복수의 사람을 구분할 수 있는 각도 해상도를 확보했으며, 미세한 신체 움직임도 포착할 수 있다. 이러한 성능은 기존 기술로는 구현이 어려웠던 수준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아이멕의 4세대 IR-UWB 시스템은 124.8Mb/s의 데이터 전송 속도도 지원한다. 이는 현재 UWB 기반 거리 측정 및 통신에 사용되는 6.8Mb/s보다 약 20배 빠른 수준이다. 고화질 영상과 음성 데이터를 무선으로 전송할 수 있다. 특히 송신 중 소비 전력이 와이파이보다 훨씬 낮아 에너지 효율이 매우 뛰어나다. 이로 인해 스마트 글라스나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기기 등 소형 배터리 기반 장치의 이상적인 무선 인터페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표준화와 기술 개발은 동시에 진행 중이다. IEEE 802.15.4ab 표준은 레이더 센싱 외에도 '첨단 거리 측정' 기능을 지원한다. 이 기능은 기존 대비 4배 이상의 링크 버짓(link budget) 개선을 통해, 신호가 인체나 물리적 장애물에 일부 가려진 상황에서도 최대 100m까지 거리 측정을 가능하게 한다. 아이멕은 이러한 고급 거리 측정 기능을 5세대 UWB 기술에 적용할 계획이다.

현재의 기술 발전 흐름을 보면 UWB는 단순한 통신 기술에서 '통신과 센싱이 융합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하나의 소형 칩으로 거리 측정, 센싱, 데이터 전송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어 시스템 비용을 낮추고 설계 유연성을 높인다. 활용 가능 분야도 스마트카, 스마트홈, 헬스케어, AR·VR, 산업 자동화 등 전 영역에 걸친다.

이미 변화는 시작됐다. 중요한 것은 이번 기술 진화가 단순한 사양 업그레이드에 그치지 않고, 사용자 경험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UWB는 앞으로 점점 더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전망이다.

크리스티안 바흐만 아이멕 무선 및 엣지 포트폴리오 디렉터 Christian.Bachmann@imec.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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