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파리 아냐?…인공지능 들어간 ‘로봇 곤충’ 등장

2025-12-04

MIT 연구진, 국제학술지 발표

진짜 곤충 같은 속도·기동성

수색·구조 현장서 활용 기대

인공지능(AI)을 탑재해 진짜 곤충처럼 빠르고 민첩하게 날 수 있는 로봇 곤충이 개발됐다. 건물 붕괴 현장에 투입하면 좁은 틈을 비집고 비행하면서 수색·구조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연구진은 3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를 통해 신개념 미니 비행 로봇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만든 로봇은 가로·세로가 각각 4㎝, 높이는 0.9㎝다. 무게는 0.75g이다. 등에 총 4개의 날개가 달렸다. 날개는 ‘고분자 탄성 재료’라는 신축성 있는 고무로 만들어졌다. 날개를 움직이기 위한 동력은 전기 모터에서 뽑아낸다. 사람의 원격 조종에 기대지 않는 자율 비행 기능도 있다.

로봇 곤충의 가장 큰 특징은 몸통을 옆으로 돌려 날개를 퍼덕일 때 나타나는 ‘측면 속도’와 ‘측면 가속도’가 높다는 점이다. 측면 속도·가속도는 민첩성이나 빠른 비행 방향 전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연구진에 따르면 로봇 곤충 측면 속도는 초속 1.97m에 달한다. 측면 가속도는 1초마다 초속 11.7m씩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수준이다. 연구진은 “기존 과학계에서 개발했던 유사한 곤충 로봇보다 속도는 447%, 가속도는 255%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런 뛰어난 비행 성능이 만든 결과는 놀랍다. 연구진은 “로봇 곤충이 11초 동안 연속 10번 공중제비를 했다”며 “초속 1.6m 바람과 맞닥뜨려도 원래 정해진 항로에서 약 3㎝ 이상 벗어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로봇 곤충이 파리처럼 살아 있는 곤충과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 비행 능력을 지닌 이유는 내부에 AI를 탑재했기 때문이다. AI를 쓰지 않았던 기존 곤충 로봇은 실제 곤충의 비행 메커니즘을 흉내 내는 일이 어려웠다. 겉모습은 민첩한 전투기처럼 생겼지만, 실제 비행 성능은 굼뜬 글라이더에 가까웠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AI의 일종인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높은 비행 속도를 실현하면서도 재빠른 비행 방향 전환과 꾸준한 자세 안정까지 구현한 것이다.

이번에 개발된 로봇 곤충은 향후 건물 붕괴 현장 같은 재해·재난 장소에서 널리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좁은 콘크리트 잔해 사이를 빠르게 비집고 다니며 고립된 생존자들 위치를 신속히 확인할 수 있다. 구조대가 가장 빠르게 생존자에게 다가갈 구조 경로를 만들 수 있는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민첩한 로봇 곤충을 확산하기 위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관련 컴퓨팅 연구를 발전시킬 중요한 기반도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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