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술로 개발된 보다 좋은 성능의 의족을 보다 많은 국내 절단장애인들에게 보급하는 것이 근로복지공단의 의무입니다. 민관 동반성장 시스템을 구축해 국내 재활보조기 기업의 발전과 해외시장 판로 개척을 지원하겠습니다.”
박세훈 근로복지공단 재활공학연구소장은 “공단은 공적 수가 이내 저가형부터 미래 기술이 집약된 고가형까지 국내 기술로 개발된 의족 라인업을 갖추고 공적보험체계로 보급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내 상지와 하지 절단장애인의 수는 각각 10만명과 4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사고 발생 증가, 식생활 변화로 인한 당뇨 등으로 인해 그 수가 근소하게 증가하는 추세다.
박 소장은 “이들이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의족과 의수가 필수적”이라면서 “연구소는 절단장애인들의 삶의 질 향상, 직업 복귀를 위해 국산 의수족을 개발·보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국산화에 전력을 하다고 있다”고 말했다.
의족은 고기능성을 갖춘 고가 전자제어형 의족부터 저기능이라도 보행안정성을 확보한 저가 기계식 의족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갖는다. 다만, 국내 의족 시장은 독일 등 외산 의족들이 저가형부터 고가형까지 모든 제품군을 거의 선점한 상황이다.
박 소장은 “의료기기 상용화를 위해서는 대규모 임상과 실증, 국제기준의 인증까지 포함돼야 하기 때문에 국책 연구비로 조달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면서 “한정된 자원으로 수행되는 국내 연구개발(R&D)은 신중하게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국내 R&D 현실을 직시하고, 연구 방향 기조를 일부 변경했다. 그 결과 4축공압 무릎 의족, 전자제어형 다축링크 무릎 의족, 로터리 유압식 무릎의 족 등 보급형 의족 3종 상용화에 성공했다.
그는 “공적 보험 수가 이내 가격으로 지급 가능한 국산 의족이 없다는 문제점이 가장 크다고 봤다”면서 “대부분 산재절단장애인이 공적 보험 수가 이내의 제품을 사용하는 현실에서 수가 이내의 국산 제품을 저렴하게 보급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기존에 꾸준히 개발해 왔던 고기능성 의족 역시 실제 절단장애인에게 보급가능한 전자제어형 유압식 의족의 개발에 보다 집중하기로 했다.
박 소장은 “현재 전세계적인 추세는 고성능, 고가형 의족 시장으로 점차 이동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 등의 에서도 보험을 통해 고가형 의족의 공적 보험으로 보급하는 쪽으로 법이 변경되고 있다”면서 “국내에서도 이와 같은 선진국의 정책적 변화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연구소는 공단 내 7개 산재병원과 연계해 국내 산재장애인들에게 고성능 의족 보급 확대하고 캄보디아 등 저개발국에 국내 재활 기술·시스템 전수에 나설 계획이다.
박 소장은 “협소한 국내 시장을 고려하면 해외 판로 개척을 위한 민관 동반성장 시스템을 구축해야 국내 재활보조기 기업 발전에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우수한 국내 제품을 국내뿐 아니라 국외에서도 판매가 가능하게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