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백척간두인데…정부·야당, '尹·盧대통령 골프'로 설전

2024-11-28

김용현, 野가 尹 골프 문제 삼자

"盧도 거의 매주 운동"으로 맞받아

野 "근거 대라"며 반발…사과 요구

미국 정권교체 여파로 국제정세 흐름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가운데 국익을 위한 정치권 협력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특히 안보 정책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어 윤석열 정부는 물론 여야가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하는 상황이지만, 전현직 대통령의 골프 이슈로 언성을 높이는 볼썽사나운 공방이 벌어졌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28일 국회에서 개최된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전현직 대통령의 골프를 언급하며 언쟁을 벌였다. 민주당 의원들이 윤 대통령의 휴가 계기 골프를 문제 삼자, 김 장관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거론하며 반박한 것이 불씨가 됐다.

김 장관은 윤 대통령이 여름휴가 기간이었던 지난 8월 8~9일 계룡대 구룡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통수권자로서 장병 격려 시간을 갖도록 해달라고 하셔서 반영된 것(일정)"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윤 대통령이) 영관급 실무자, 부사관들과 같이 라운딩을 하셨다"며 "라운딩 후 격려 만찬까지 하신 것이다. 만찬에 참석했던 부사관 한 분은 '대통령과 라운딩 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마치 로또에 당첨된 것 같은 기분이다. 평생 잊을 수 없는 영광된 자리'라며 눈물을 글썽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고생하는 부사관, 영관 장교들, 실무자들과 운동하시는 것까지 이렇게 정치적으로 공세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충성심을 고백하는 자리가 아니다'는 추미애 민주당 의원 지적에 "팩트를 말씀드리는 것"이라며 "어떤 의원께서 지적하셨듯 노무현 대통령은 거의 매주 운동(골프)하시지 않았나. 하실 때 그냥 하셨나. 앞뒤 두세 팀 다 빼고 하시지 않았느냐. 안전 문제 때문에 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도 했다.

'윤 대통령이 골프장 휴무일을 골라 라운딩에 나선 것은 부적절하다'는 주장에 반박하는 취지였지만, 야당 의원들은 노 전 대통령 관련 발언의 사실 여부를 따져 물었다.

김병주 "사자 명예훼손…사과하라"

김민석, 김용현 유감 표명에도

"일본 총리 얘기 듣는 줄"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거의 매주 노 전 대통령이 골프를 쳤다고 했는데, 근거를 대라"며 "(참여정부) 5년 내내 청와대에 있었는데 그런 것 없다"고 말했다.

같은당 김병주 의원도 "노 전 대통령이 매주 골프를 치면서 국정을 등한시했다는 뉘앙스로 들릴 수 있다"며 "매주 골프를 안 쳤다면 완전히 사자 명예훼손이라고 본다. 장관이 정정하고 사과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야당 반발이 이어지자 국민의힘 소속 성일종 국방위원장은 김 장관이 "'종종 하셨다'는 표현을 '매주 하셨다'고 표현한 것 같다"며 발언 정정을 에둘러 요구했다. 이에 김 장관이 "오해가 있었다면 정정하겠다"고 말했지만, 야당 공세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성 위원장이 "이거 가지고 싸울 일은 아니지 않느냐"며 중재에 나섰음에도 사과 촉구는 거듭됐다.

실제로 김민석 민주당 의원은 "진지한 사과를 하지 않았다"고 쏘아붙였다. 이에 김 장관은 "사과 말씀을 드리고요"라고 언급한 뒤 발언을 이어가려 했으나 김 의원이 말을 끊었다. 그는 "잠깐만"이라며 "'사과 말씀드릴게요'하고 딴 얘기를 하는가. 내가 그렇게 사과하라고 했느냐"라고 되물었다.

'큰소리'가 오간 끝에 김 장관은 "모 의원께서 말씀하신 것을 근거로 (노 전 대통령이) 거의 매주 운동하신 것으로 얘기를 들었다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표현이 과했다면 정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이 매주 골프를 치지 않은 사실관계를, 본인이 확인하지도 않은 것을 허위로 (말한 것 아니냐), 일국의 장관이라는 사람이 무엇이 잘못됐는지 사과하라고 했는데 장난치느냐"며 "누구한테 유감이라고 (하느냐), 우리가 무슨 일본 총리 얘기 듣는 줄 아느냐. 다시 사과해 보시라"라고 몰아붙였다.

이에 김 장관은 노 전 대통령이 골프를 "자주 하셨다는 것을 그렇게 (거의 매주라고) 표현한 것"이라며 유감을 재차 표했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은 근거를 대보라며 고함을 쳤고, 김 장관은 "근거는 세상이 다 알고 있는데 뭘 그렇게 근거를 찾으시느냐. 여기서 모르시는 분이 어디 있느냐"라고 맞받았다.

박범계 "尹은 애민의 상징처럼

盧에겐 적대적으로…사과하라"

김용현 사과 표명으로 일단락

야당 의원들의 사과 요구는 이후에도 계속됐다. 박범게 민주당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이) 골프 많이 치는 것은 만인이 다 아는 내용이라고 했는데 무슨 근거로 그렇게 얘기하느냐"라며 "제가 (참여정부) 비서관을 했지만, 골프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으셨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윤 대통령은 부사관들과 골프를 치며 애민의 상징인 것처럼 얘기하고, 노 대통령에 대해선 적대적 감정에 기초해 사실도 아닌 얘기를 했다"며 "조건 붙이지 말고 사과하라"라고 촉구했다.

이에 김 장관은 "의원 말씀을 존중한다"며 "그 발언에 대해서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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