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뻤어~”사직구장에 바뀐 유니폼 입고 온 두산 김민석, 90도 인사가 내 일이 될 줄이야

2025-07-09

‘예뻤어 날 바라봐 주던 그 눈빛 날 불러주던 그 목소리.’

두산 김민석의 등장곡은 가수 데이식스의 노래 ‘예뻤어’다. 자신과 이름이 같은 멜로망스 김민석이 이 노래를 리메이크 한 걸 듣고 데이식스의 원곡을 자신의 등장곡으로 선택했다.

지난해까지는 이 노래가 사직구장에 울려퍼졌다. 2023년 1라운드 3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던 김민석은 사직구장에서 이 노래를 들으며 타석에 나섰다.

하지만 지난 8일 사직구장의 타석에 등장한 김민석은 롯데가 아닌 두산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김민석은 지난해 11월 롯데와 두산의 트레이드로 이적했다. 잠실구장에서 롯데를 만난 적은 있었지만 사직구장을 방문한 건 트레이드 이후 처음이었다.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던 김민석은 7회초 대타로 투입됐다. 2-4로 쫓아가던 두산은 7회 오명진이 롯데 김강현을 상대로 좌월 솔로 홈런을 뽑아내 격차를 한 점 차로 좁혔다. 2사 2루에서 1번 타자 이유찬을 대신해 타석에 섰다. 상대할 투수는 자신과 유니폼을 맞바꾼 정철원이었다.

김민석은 헬맷을 벗고 90도로 팬들에게 인사를 했다. 자신을 응원해줬던 롯데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고 팬들도 박수를 보냈다.

타석에서 승부에 집중한 김민석은 초구를 지켜봤고 스트라이크가 됐다. 두번째 볼인 직구를 걷어냈으나 파울이 됐다. 3구째 슬라이더를 치고 전력으로 1루로 달려갔으나 타구가 좌익선상 바깥으로 나가며 파울이 됐다. 그리고 4구째 볼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아쉬움을 삼켰지만 승리의 기쁨은 김민석이 누렸다. 두산은 8회 제이크 케이브의 2점 홈런, 박계범의 2타점 적시타 등으로 대거 4득점을 뽑아내며 역전해 8-5로 승리했다.

김민석은 경기 후 두산 유니폼을 입고 사직구장을 방문한 소감에 대해 전했다. 그는 “구단 버스에서 내렸을 때부터 내 이름이 마킹이 된 롯데 유니폼을 들고 계신 분들이 많았다. 그 팬들 중에서도 내가 기억하는 분들이 있는데 오랜만에 봐서 반갑기도 했다. 출근길이 바빴다”라고 떠올렸다.

타석에서 인사할 때에는 항상 상상했던 걸 해보니 기분이 새로웠다. 하지만 그 기분도 잠시 김민석은 타석에서 대결에 집중해야했다. 상대 투수가 정철원이라는 것도 신경쓰이지 않았다.

김민석은 “적극적으로 승부하는 투수라서 빨리 결과를 내고 싶었다”라며 “3구째 친 타구가 라인 안으로 들어갔어야했다”라며 아쉬워했다. 타격을 하고 달려가고 있는데 자신을 향해 말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김민석은 “‘제발 라인 안으로 들어가라’라면서 뛰어갔는데 내야에 있던 한태양 형이 ‘파울’이라고 말해서 다시 돌아왔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사직구장 원정 라커룸을 쓴 것도 처음이다. 김민석은 “원정 라커룸 안에 있어 본 건 처음인데 1루와 비슷한 것 같다”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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