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부터 증가세를 이어오던 고등학생의 수학 과목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4년 만인 지난해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생의 국어 교과 학력 수준도 향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기초학력보장 예산 확대 등 정책 효과가 일부 나타났다는 분석도 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24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고2 수학의 1수준(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12.6%를 기록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전년(16.6%) 대비 4%포인트(p) 감소한 수치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매년 중3·고2 전체 학생의 약 3%를 표집해 국어·수학·영어 교과의 학력 수준을 진단한다. 지난해엔 전국 524개 학교 2만7606명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평가 결과는 성취수준에 따라 4수준(우수학력), 3수준(보통학력), 2수준(기초학력), 1수준(기초학력 미달)으로 구분된다. 정부에서는 전년과 비교해 구간별 비율에 표본오차 이상 변화가 있을 경우 유의미한 수치로 본다. 올해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1.9%다.

이 중 1수준은 교과 내용의 이해도가 20% 이하인 학생들을 뜻한다. 고2의 수학 1수준 비율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13.5%→14.2%→15%→16.6%) 꾸준히 상승하다 지난해 증가세가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학년 국어와 영어의 1수준 비율은 각각 9.3%(전년 8.6%), 6.5%(8.7%)로 전년과 비슷했다.
중학생의 교과별 1수준 비율도 국어 10.1%(전년 9.1%), 수학 12.7%(13%), 영어 7.2%(6.0%)로 전년과 큰 차이가 없었다.
가장 높은 성취 단계인 4수준(우수) 비율은 중3 국어와 영어에서 유의미한 변화를 보였다. 국어는 전년 22.6%에서 28.3%로, 영어는 25.7%에서 29.8%로 각각 5.7%p, 4.1%p 늘었다. 특히 국어의 경우 3수준 이상 학생은 전년보다 5.5%p 늘어난 66.7%를 차지했다. 수학의 4수준 비율은 11.9%로 전년(12.8%)보다 소폭 낮아졌다.
고2의 교과별 4수준 비율은 국어 17.9%, 수학 32.1%, 영어 24.2%로 모두 전년과 비교할 때 오차범위 내 움직임을 보였다.
박남기 광주교대 명예 교수는 “2022년 시행된 기초학력보장법 등으로 각 시·도교육청에서 관련 예산이 크게 늘어나며 일부 과목과 학년의 학력 수준 향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