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진하는 한국 패키지 게임... PC시장 '들썩' [위클리 디지털포스트]

2025-07-16

[디지털포스트(PC사랑)=이백현 기자] 2010년대, 모바일 게임이 게임사들에게 '돈 버는 게임'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전통적인 AAA 또는 콘솔 게임은 한국에서 점차 존재감을 잃었습니다. 이에 PC시장 또한 침체되는 것이 하나의 흐름처럼 보였죠. 게이머들이 진지하게 파고들만한 '대작 게임'은 줄어드는 가운데, 접근하기 쉽고 캐주얼한 모바일 게임들이 점점 득세하는 한편, 암호화폐 및 AI로 인해 PC 하드웨어는 비싸지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좀 다른데요.

2023년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은 전체 게임의 59.3%(한국콘텐츠진흥원)을 차지했지만, 성장률은 4.1%였습니다. 이제 모바일 게임도 포화된 시장이라는 거죠. 반면에 콘솔·PC 부문에 도전하고 있는 게임사들이 늘고 있습니다. 소울라이크 장르로 화려하게 데뷔한 《P의 거짓》을 시작으로, 플레이스테이션 독점작으로 출시됐다가 PC 플랫폼으로 등장한 《스텔라 블레이드》, 또 넥슨의 《퍼스터 버서커: 카잔》의 스팀 히트까지— 소위 ‘K-패키지’ 타이틀이 글로벌 차트 상단을 연달아 장식하며 시장의 무게추를 PC·콘솔 쪽으로 가져오는 분위기입니다. 이 흐름은 고사양 게임을 뒷받침할 데스크톱 판매로도 이어지는 분위기인데요.

한동안 침체됐던 PC 하드웨어 시장에도 새로운 바람이 될까요?

국내 게임산업을 떠받치던 모바일 게임의 성장세가 완만하게 잦아드는 분위기에서, 국내 게임사들이 눈독을 들인 건 AAA 콘솔·PC 타이틀입니다. 특히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은 출시 18개월 만에 글로벌 300만 장 판매를 돌파하며 ‘소울라이크 명가’의 한 축으로 이름을 올렸죠.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는 PS5 독점 성공에 이어 PC 버전이 출시 3일 만에 100만 장을 추가 판매하며 멀티 플랫폼에서의 성공을 증명했습니다. 넥슨이 선보인 《버스트버서커: 카잔》 역시 스팀 매출 순위권으로 데뷔하며 한국 패키지 게임의 저력을 보여줬습니다.

이 같은 흥행은 '신작 가뭄'으로 인해 쪼그라들던 하드웨어 시장에도 단비가 됐는데요. 실제로 일선 조립PC 업체에서는 스텔라 블레이드 등, 특정 패키지 게임을 대상으로 한 견적 문의가 꽤 자주 들어온다는 증언도 들었습니다. 타이틀 하나를 보고 '맞춤형 PC'를 꾸리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는 거죠.

물론 이런 패키지 게임은 플레이시간이 긴 타이틀의 경우에도 보통 100시간~200시간 수준입니다. 아무래도 PC란 게 한번 구매하면 4~5년 정도 사용하는 것을 전제하는 만큼, 타이틀 하나만 보고 지갑을 선뜻 열기는 어렵습니다. '디아블로 IV'와 같은 대작 온라인 게임에 기대되는 것과 동일한 하드웨어 수요를 단일 패키지 게임이 창출하는 것은 다소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앞서 언급했던 '스텔라 블레이드', '퍼스트 버서커:카잔', 'P의 거짓'과 같은 한국 AAA 패키지 게임이 계속해서 등장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는데요. 이 게임을 만든 시프트업, 넥슨, 네오위즈는 온라인 라이브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회사들이다 보니, 기존 게임의 IP를 활용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퍼스트버서커: 카잔'의 경우에는 넥슨 '던전앤파이터' IP를 사용하면서, 기존 유저층의 관심을 불러모았습니다. 이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패키지 게임 시장 전체의 파이가 커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패키지 시장이 커지면 자연스럽게 하드웨어 시장에도 활기가 돌 것으로 보입니다.

게임업계는 2025~26년에도 다수의 대형 콘솔·PC 신작을 예고해 둔 상태인데요. 특히 조 단위의 개발비가 들어간 것으로 추정되는 락스타게임즈의 초대형 신작 'GTA 6'도 내년 5월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입니다. 전작 GTA 5의 경우 1억 8천만 장이 판매된 바 있죠. 게임사들은 특히 이 GTA 6 발매 시기를 최대한 피하고 싶을 테니, 올해 하반기에는 다수의 패키지 게임 출시를 기대해 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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