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프런티어: K를 넘어서

※노트북LM으로 생성한 오디오입니다.
할리우드는 ‘기술’에서 해법 찾았다
북미 영화 시장이 시뻘겋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브래드 피트 주연의 ‘F1’은 3억 달러에 육박하는 제작비에도 불구하고 흥행 질주를 이어갔고, 뒤이어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 ‘슈퍼맨’ 등 대형 블록버스터가 잇따라 박스오피스를 강타했다. 덕분에 북미 시장은 전년 대비 10% 성장하며 팬데믹 이전 대비 90% 수준까지 회복할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반면에 한국 영화 시장의 풍경은 사뭇 다르다. 팬데믹 이전 대비 회복률은 50% 선에 맴돌고 있다. 티켓 가격 인상과 OTT 공세라는 조건은 같은데, 두 시장의 온도차는 분명하다. 북미에서도 중간 규모 영화에 대한 투자가 줄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이어지기는 하지만, 블록버스터 투자는 여전히 활발하며 관객들은 다시 극장을 찾고 있다.

여러 요인 때문에 극장을 찾는 것이겠지만, 분명한 것은 관객을 ‘기어이’ 극장으로 불러들이는, 압도적인 ‘극장 경험’을 제공하는 영화가 나왔다는 것이고, 이 압도적인 ‘극장 경험’은 기술이 만들어낸 것이라는 점이다.
‘기술’은 할리우드의 오래된 초식이다. 1950년대 TV의 등장으로 극장 산업이 위기를 맞았을 때, 할리우드는 작은 흑백 브라운관과는 차원이 다른 광활한 시네마스코프와 생생한 이스트만 컬러로 ‘보는 경험’ 자체를 바꿨다. 1970년대, 무력감에 빠진 극장가를 구원한 것 역시 ‘죠스’와 ‘스타워즈’의 혁신적인 특수효과와 사운드 기술이었다.
그리고 지금, 스트리밍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할리우드는 다시 한번 역사적으로 검증된 해법을 꺼내 들었다. 바로 ‘기술’을 통해 오직 극장에서만 가능한, 스트리밍될 수 없는(un-streamable) 경험을 ‘창조’하는 것이다.
‘테크 기업’으로 변신한 스튜디오
할리우드가 이처럼 기술을 창작의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는 이유는, 지난 10여 년간 스튜디오 스스로가 ‘콘텐트 기업’에서 ‘테크 기업’으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좋은 장비를 쓰는 차원을 넘어, 산업의 DNA 자체를 바꾼 구조적 혁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