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희 매일유업 부회장, SK 이사회 의장 선임 의미는

2025-03-27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이사 부회장이 SK그룹 이사회 신임 의장이 됐다. 지난 2021년 SK 첫 여성 사외이사, 올해 첫 여성 이사회 의장에 오르며 전문경영인의 모범적인 행보를 밟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K는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이사 부회장을 사외이사 신임 의장으로 선임했다. 김 부회장은 서지희 이화여대 경영학부 특임교수, 채은미 전 페덱스코리아 사장과 SK 이사회 첫 여성 의장에 올랐다.

김 부회장은 1964년생으로 1995년 BNP파리바, 크레디아 그리콜은행, 한국씨티은행, UBS 등 글로벌 금융사를 거쳤다. 매일유업에는 2009년 영입돼 재경본부 전무를 지낸 뒤 2011년 경영기획본부 부사장을 역임하며 매일유업과 상하 합병, 폴바셋 사업부 독립 등을 이끌었다

지난 2021년 SK 사외이사로 선임, 지난해 연임했다. SK는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는 여성 이사를 최소 1명 이상 선임해야 한다는 상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김 부회장을 선임했다. 당시 현직 CEO 사외이사이자 SK의 첫 여성 사외이사라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김선희 부회장은 2014년 매일유업 대표이사에 올라 10년 이상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 사이 김 부회장이 SK 사외이사 활동을 이어온 건 전략적인 경영상의 판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SK그룹은 ESG경영을 핵심 경영 철학으로 내세우는 기업으로, 매일유업의 ESG 철학과 궤를 같이 한다. 실제 매일유업은 1999년부터 선천성대사이상 환아들을 위해 매년 2회 특수 분유를 제조한다. 이 과정에서 일반분유 생산을 열흘 중단하며 손실을 감수하고 있다.

더욱이 기업의 대표이사로서 내부 살림뿐 아니라 외부 활동을 하는 모습은 기업의 가치를 제고하는 행보라고 판단했다. 올해 매일유업이 각자대표 3인 체제로 전환한 만큼 김 부회장은 기존 미래 전략사업과 해외사업에 주력하며 외부활동도 활발히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김 부회장은 김복용 매일유업 창업주의 조카이자 김정완 매일홀딩스 대표이사 회장과 사촌지간으로 오너일가다. 그럼에도 그의 매일유업 지분은 0.49%(3만8349주)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자사주 상여금 명목으로 받아온 것으로, 사실상 전문경영인과 같은 행보를 밟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김 부회장이 소유와 경영의 분리라는 모범 지배구조를 구축했다고 본다.

SK그룹은 김 부회장의 이 같은 행보에서 이사회 의장직에 적합하다고 평가한 모양새다. SK는 지난 2019년부터 이사회 의장에 사외이사를 선임하며 이사회의 독립성과 다양성을 지키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구축했다. 재계에서도 선진화한 이사회 구조의 모범 사례로 보고 있다.

업계에선 이 같은 대기업 간 인적 교류가 양 사 간의 '윈-윈' 전략이라고 보고 있다. 매일유업 입장에선 현직 대표의 외부활동으로 기업 가치를 제고하고, SK그룹은 현직 재무·경영 전문가를 선임해 이사회의 견제와 독립 기능을 더욱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어서다.

SK 관계자는 "SK의 이사회 중심 경영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며 "기업가치 제고 활동에 한층 속도를 내기 위해 이사회에서 현장의 경영 감각이 살아있는 현직 전문 경영인을 의장으로 선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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