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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무신사의 시작. 그것은 무신사의 창업자인 조만호 총괄대표의 학창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나이키 스니커즈 마니아였기에 무신사가 탄생하게 된 배경에도 나이키가 존재하는데요. 오늘은' MZ들의 패션 놀이터'로 자리매김한 무신사의 브랜드 스토리를 전합니다.
평소 자신이 좋아하던 스니커즈 사진을 공유하기 위해 2001년, 프리챌에 사진을 공유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오직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이라는 커뮤니티를 오픈했습니다. 현재 무신사의 전신이 바로 그 커뮤니티인데요. 다양한 스니커즈를 판매하는 편집숍을 운영하고 싶다는 한 고등학생의 꿈이 이뤄지며 무신사는 그렇게 대중들에게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무신사 닷컴'의 사이트 구축 비용을 만들기 위해 애지중지 아껴오던 나이키 스니커즈를 중고로 판매하며 팬층을 확보했고, 스니커즈 덕질로 시작한 일은 어느 새 사업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좋아하는 신발 사진과 그와 관련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만든 온라인 커뮤니티와 함께 무신사 매거진을 선보였고, 직관적인 소비로 이뤄지던 패션 아이템을 콘텐츠 기반의 매거진으로 선보이며 큰 호응을 이끌어 냈습니다.
나이키 신발 덕후가 창업한 패션 스타트업인 무신사가 현재 나이키와 함께 다양한 협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난 해 조만호 대표는 3년 만에 경영일선에 복귀하며 나이키의 무신사 입점 소식을 알려왔는데요. 자신이 좋아한 글로벌 브랜드와 맞손을 잡고 급성장 궤도로 들어서며 20년 만에 매출 1조 규모의 패션 유니콘으로 놀라운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무신사는 나이키와 같은 글로벌 브랜드는 물론 소규모 패션 브랜드와 패션 창업가를 발굴하는데도 노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2018년 동대문에 문을 연 무신사 스튜디오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데요. 무신사 스튜디오는 패션 스타트업과 신진 디자이너 육성을 위한 공간으로 의류 재단과 수선 작업실, 창고를 비롯해 화보와 광고 등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필요한 서비스와 교육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취향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소규모 브랜드가 무신사에 입점하기 시작하자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고객층이 두터워졌습니다. 오프라인 중심으로 소비되던 패션 시장의 흐름을 온라인으로 옮겼고, 유명 브랜드와 디자이너 중심의 패션 트렌드를 신진 디자이너 중심으로 옮기며 패션업계의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더욱 폭넓고 개성 있는 패션을 향유할 수 있게 되었고, 수많은 취향들이 발견될 수 있었습니다. 무신사 입점 브랜드는 2016년 2,000개에서 2024년 8,000여 개로 폭발적으로 늘어났는데요. 2019년에는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사로 떠오르며 국내 열 번째 유니콘 기업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무신사가 큰 성장을 이뤄낸 계기는 무엇이었을까요? 그것은 차별화된 콘텐츠와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자유롭게 토론하며 정보를 공유하는 사용자들의 힘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창업 초기부터 패션에 관심이 많은 젊은 층을 타겟으로 단순 쇼핑몰에서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가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한 노력이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었습니다.
고객들의 요구와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체크하며 서비스에 반영한 것도 차별점 중 하나입니다. 오직 사용자의 입장에서 사용하기 편리한 웹사이트와 어플을 구축했습니다. 무엇보다 고객들이 직접 구매한 옷을 실제로 착용한 모습을 공유하며 이전과는 180도 달라진 리뷰 서비스를 도입했고, 바로 이 부분에서 충성 고객층이 더욱 두텁게 확보되었습니다. 더불어 인플루언서 마케팅과 다양한 캠페인, 할인 이벤트 등을 꾸준히 오픈하며 '무신사 스탠다드'라는 자체 브랜드 스토어까지 문을 열게 되었습니다.
데이터 분석을 통한 고객의 선호도 파악도 중요한 판매 키워드로 작용했습니다. 고객의 구매 패턴 분석으로 제품 기획과 마케팅 전략을 세워 맞춤형 추천 서비스를 제공했는데요. 데이터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 이후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 시장에 대응하며 내적 성장의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이제 무신사는 지속가능한 패션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환경과 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제품을 출시하고 사회적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패션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제 국내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무신사. 해외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글로벌 쇼핑몰을 오픈하고 더욱 다양한 국가와 그 속에서 활동하고 있는 개성 넘치는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을 이뤄가기 위해 기반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작년 가을 일본 도쿄 긴자에 팝업스토어가 아닌 상설 매장을 오픈하며 첫 해외 진출 소식을 전했습니다. 주요 타깃인 2030세대 여성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를 선보이며 긍정적인 반응도 얻었습니다. 아울러 국내 브랜드가 일본에 진출할 수 있도록 판로 확대까지 힘을 쏟고 있습니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는 말을 실천하고 있는 셈인데요. 차별화된 패션 콘텐츠를 기반으로 독립 브랜드를 꾸준히 지원하고 있습니다. 고객 중심의 사고 방식으로 글로벌 진출까지 성공한 무신사.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기업의 가치는 오늘도 한 뼘 더 성장하고 있습니다.
김종면 위고페어(위조상품 토탈플랫폼) 대표이사 · 변리사 jmk@wegofair.com
[ 필자 소개 ] IP 및 브랜드 보호 전문가로, 한국IBM 시스템엔지니어와 독일 IP분야 로펌인 Stolmar&Partner 한국변리사로 근무했다. 국내외 IP 전문 변리사 경험을 바탕으로 AI기반 위조상품 모니터링 및 차단 플랫폼 'Wegofair'를 개발, 위조상품 유통 방지에 힘쓰고 있다. 현재 플랫폼 운영사인 (주)위고페어 대표이사와 특허법인 아이엠의 파트너변리사를 겸임하고 있다.
김태권 기자 t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