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에 위치한 한국 기업 소유 부지에 대형 물체가 등장하고, 버스 차고지에서는 버스가 사라지는 등 북한의 공단 무단 사용 정황이 추가로 포착됐다고 미국의소리(VOA)가 20일 보도했다.
VOA는 지난 18일 자 '플래닛 랩스'(Planet Labs) 위성사진을 인용해 개성공단 중심부의 한 공장 지대서 직사각형 모양의 하얀색 물체가 보였다고 전했다.
이 물체는 가로 30m·세로 15m로 지난 5일부터 같은 자리에 있었는데, 이와 비슷한 물체가 다른 지역인 개성공단 북쪽 지대의 한 공터에서도 지난 9일부터 발견됐다고 한다.
VOA는 물체의 종류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많은 양의 자재를 쌓아두거나 간이 건물이 세워진 것 같다”라고 추정했다.
18일자 위성사진에선 차고지 서쪽 지대가 맨바닥을 드러냈는데 이는 그간 주차됐던 버스가 모두 정리된 것이라고 VOA는 추정했다.
남측은 개성공단이 가동될 때 북측 근로자의 출퇴근 편의 제공을 위해 현대자동차의 에어로시티 버스 290여대를 제공한 바 있다.
이들 버스는 개성공단이 폐쇄된 2016년 약 30대를 제외한 260여 대가 개성공단 차고지에 남겨졌다. 그러나 이후 차량의 수가 점차 줄어들었고, 약 8년이 지난 최근엔 130대 정도만이 차고지에서 발견됐었다.
이같은 상황은 북한이 자체적으로 개성공단의 재가동을 본격화하는 것이라고 VOA는 분석했다. 이는 각 지방에 공업공장을 건설한다는 북한의 올해 경제부문 역점 사업인 ‘지방발전 20X10 정책’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이미 개성공단에 공장들이 존재하고 있으므로, 새로운 공장을 짓기보다는 기존의 시설을 재활용하고 이를 기반으로 더 발전시키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개성공단은 2005년 남북 교류 활성화를 목적으로 가동을 시작했으며, 최대 5만 명의 북한 근로자를 고용해 120여 개 한국 기업이 운영됐다. 하지만 2016년 북한의 핵 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 이후 한국 정부는 공단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 이후 북한은 한국 측 자산을 동결하고, 2020년에는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