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주영 기자] 건설사 고용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여성·외국인·장애인 등에 대한 채용과 함께 이들의 업무 적응을 위한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20일 건설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업계에서 여성 고용 비율 확대에 가장 앞장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삼성물산의 여성 고용 비율은 21.7%에 달한다. 직원 10명 중 2명이 여성인 셈이다.
삼성물산은 단순히 여성 인력을 채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여성 직원들이 경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과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설계, 관리, 기획 등 현장 외 직무에도 여성 인력을 적극 배치하며, 조직 전반에서 포용적 문화를 구축하는 데 힘쓰고 있다.
GS건설은 건설 현장에서의 외국인 고용 확대에 따라 이들과의 소통을 증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이 보이스’를 통해 동남아, 남미 등 다양한 나라에서 온 이주 노동자의 말을 자동으로 번역하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아무리 디지털화 돼 있고 자동화 돼 있어도 건설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라며 인적 자원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포스코이앤씨는 장애인 고용을 확대하고 있다. 대다수 건설사가 장애인 고용을 기피하면서 고용 부담금을 납부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장애인 고용의 현실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사내 미술작가' 등 새로운 직무를 창출하거나, 장애인 직원이 지원 조직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배치 방안을 도입했다.
이외에도 장애인 고용 보험 공단에 따르면 지난 9월부터 현대엔지니어링이 낸 장애인 고용 공고는 10건으로 건설사 중 가장 많은 공고를 냈다.
포스코이앤씨 역시 장애인 고용 목표를 달성하며, 기업 내 포용적 인적자원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인력의 다양성이 건설업 경쟁력 강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특히 건설업은 사회적 변화와 혁신 기술의 도입 속도가 빠른 산업 중 하나로, 다양성을 수용하지 못하면 경영 성과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김영덕 한국건설산업 선임연구원은 “건설사의 다양성 추구가 인력난 해결과 혁신 촉진에 도움을 준다”며, “인종, 성별, 사회적 약자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인력은 더 넓은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창의적인 해결 방식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중소형 건설사나 지방 건설사는 전통적인 남성 중심의 고용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중소형 · 지방 건설사 경영진의 인식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다양성은 단순히 사회적 의무를 넘어 건설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혁신의 열쇠"라며 “다양한 인력들이 조직 내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장기적인 인적자원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