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리더스] 'AI 수어번역 솔루션 등 사회적 약자 서비스 제공' 이지수 바토너스 대표 "AI·신기술이 바람직하게 쓰일 수 있도록"

2024-11-19

신기술 이용한 수어번역 솔루션, 스마트폰 데이터를 활용한 정신건강 진단 솔루션 등 제공

이지수 대표 "내가 사회로 받은 걸 어떻게 돌려줄지에 대한 고민이 바토너스의 첫 시작"

향후 해외 진출 앞두고 있어 '수어통번역기' 일본 인니 시장 진출 예정

재계는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ESG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제 ESG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ESG는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투명한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고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 전략이다. ESG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ESG를 이끄는 사람들을 연중 기획으로 소개한다. <편집자 주(註)>

바톤을 넘겨준다라는 뜻을 가진 ‘바토너스’는 AI 등 신기술을 통해 사회적 약자 서비스 제공한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따뜻한 기술'이라는 바토너스의 슬로건처럼 수어번역 솔루션, 스마트폰 데이터를 활용한 정신건강 진단 솔루션, 노약자를 위한 도서관 네비게이션 등 바토너스의 방향성은 뚜렷하다.

이지수 바토너스 대표는 이를 두고 “국비 장학생으로 일본 유학을 다녀온 뒤로 업계에서 일하면서 내가 받은 것을 어떻게 사회에 되돌려 줄 수 있을까 고민했다”면서 “동아리 활동으로, 정부사업 수주로 관련 사업을 짧게나마 해봤고 본업으로 제대로 해보자는 마음에서 창업을 결심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단순히 기술만 개발하는 게 아니고 기술이 어떻게 쓰이고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고려해야 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특히 신체의 장애가 있으신 분들은 새로운 것에 거부감이 있으신 분도 계신다”면서 “비장애인들도 새로운 것을 쓰는데 막연한 거부감을 느끼는데 신체의 장애가 있으신 분들은 거부감이 더 크게 느껴지는 셈”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사용자가 거부감을 느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 지점을 보완하지 못한다면 실사용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최근 딥페이크와 같은 신기술로 빚어지는 부정적 이면에 대해 신중하고 다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학자들은 보통 숫자, 수치로 그 기술의 효용성을 판단한다”면서 “그래서 혹시 기술의 효율을 단지 수익성이나 수치적인 측면으로만 봐서 기술을 남용했나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씁쓸한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가 기술을 단지 수치나 수익 측면이 아닌 종합적인 측면에서 바라봐야 하며, 그런 사회적 분위기와 함께 비단 기술을 가르치는 공학적 교육 뿐만이 아닌 종합적 교육도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조언했다.

이 대표는 ESG 철학과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사실 그렇게 거창한 것은 없고 당장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하자 주의”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국경없는 공학자회 (EWB-KAIST) 동아리부터 연구소 프로젝트 활동까지 내가 당장 할 수 있던 것을 하다 보니 그것이 이어져서 여기까지 온 것 같다”면서 “우리의 기술을 되도록이면 해외까지 널리 보급해서 많은 분들이 의사소통의 자유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이지수 바토너스 대표 약력

한일 공동 이공계 국비유학생 8기

일본 도쿄대학교 전기전자컴퓨터공학 석사 졸업 (2014)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연구원 (2014-2019)

주식회사 바토너스 대표이사 (2019 – 현재)

다음은 이 대표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Q1. '사회적 약자를 위한 따뜻한 기술'이라는 슬로건처럼 바토너스의 방향이 뚜렷한 것 같습니다. 계기나 이유가 있을까요?

“제가 석사 과정까지 마치고 취업까지 결정되서 캄보디아에 여행 겸 봉사활동을 하러간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거기는 스님들의 연령이 다 10대에서 20대 사이인 겁니다. 그래서 왜 이렇게 어린 스님들이 많냐고 그 이유를 물어봤더니 콜롬비아의 어린 친구들이 가정형편이 좋지 않으면 무료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스님이 되는 길을 선택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국비 유학생으로 일본에서 대학을 나왔습니다. 생활비까지 국가의 지원을 받으면서 대학에 다닌 저로서는 충격적이었죠. 그래서 그때 이후로 내가 사회에 되돌려 줄 수 있는, 공헌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서 연구소에서 일하면서 우연히 ‘국경없는 공학자회’라는 동아리에서 활동하게 되면서 네팔 산간지역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해주는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것도 많은 영향을 줬죠. 뜻 깊은 활동이었지만 동아리 활동이었기에 한계가 있었고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본업으로 내가 이일을 해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때 딱 일하던 연구소에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음성 전자책 프로젝트’ 제안이 들어왔고 원래 일하던 부서에서 이동해서 그 프로젝트를 3년 동안 진행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또 3년이 지나고 해당 프로젝트가 종료되고 연구 사업을 수주하는 연구소 특성상 이제 다른 사업을 해야 했기 때문에 이럴 거면 창업을 한번 해보자라는 결심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Q2. 단순히 수익을 내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는 사업이 아니라서 초반에 힘드셨을 것 같은데 어떠셨나요

“그래서 저희가 정부 용역 사업도 수주하고 단순 어플리케이션이나 웹 개발 같은 프로젝트로 받아서 수익을 냈습니다. 그렇게 수익을 내고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하자'는 식으로 사업의 균형을 유지하며서 지금까지 왔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기존에 일하던 연구소에서도 많은 도움을 주셨구요. 코로나가 터졌을 때는 불행 중 다행으로 시장에 비대면 수요가 확 늘었던 게 도움이 되기도 했습니다."

Q3. 앞선 인터뷰에서 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현장에 실제 적용하는 것의 괴리를 많이 느끼셨다고 했는데요. 일반인 시각에서는 AI같은 신기술을 개발하면 뭐든 뚝딱해결될 것 같은데 그건 또 아닌 것 같네요? 창업을 하시고 난 뒤 시각이 달라지시던가요?

“너무 달라요. 연구소에 있었으면 몰랐을 사실이죠. 연구소에서는 이제 '신기술을 개발해달라'는 조건으로 연구 사업을 수주해 연구를 하고 기술을 개발하는 것에서 끝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창업을 시작하고 개발한 기술로 서비스를 시장에 내놓고 이를 기반으로 수익을 벌어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기술 개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현실에서 사용할 때를 고려하는 게 추가되더군요.

특히 이제 장애가 있는 분들은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분도 계십니다. 비장애인들도 새로운 것을 쓰는데 막연한 거부감을 느끼는데 신체에 장애가 있으신 분들은 거부감이 더 크게 느껴지는 셈이죠.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사용자가 거부감을 느끼는 것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그 지점을 보완하지 못한다면 실사용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편차없는 사용될 수 있는 기술의 안정성도 확보되어야 하고 경쟁사와의 경쟁, 기술의 진척 속도 등 신경쓸 것들이 많더군요.”

Q4.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준비하셨던 이유도 그런 이유신가요?

“네 실제로 현실 적용은 기술을 개발하는 사람보다 그 기술을 사용하게 될 당사자라고 생각했어요. 그 당시에 제가 노년층 대상 봉사활동을 주로 했습니다. 우리는 모두 늙고,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약해지는 데서 장애와 노년층은 분리해서 볼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분들을 지켜보니 아무리 좋은 기술이 나와도 쉽게 쓰려고 하지 않으시더군요. 일례로 따님 분이 정말 좋은 스마트폰을 사드려도 거들떠도 안보는 노인분도 계셨어요.

그때 확 느꼈죠. 기술로만 되는 것이 아니구나.”

Q5. 바토너스를 운영하시면서 아무래도 ‘돈이 되냐’는 식의 질문을 많이 받아보셨을 것 같아요.

“상대방이 이제 그런 질문을 안하면 서운할 정도로 정말 엄청많이 들어봤죠. 사업 시작 전부터 들었어요. 그래서 오기로 투자 없이 자생으로 우리가 사업을 이렇게까지 할 수 있다라고 이끌어왔던 것 같기도 해요. (바토너스는 지금껏 투자금 없이 사업을 진행해왔다.)

이제는 보여드릴 만큼 보여드렸으니 함께 뜻을 하시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함께 일도 해보고 싶어요. 같이 하시는 분들이 많아지면 사업이 더 속도를 내고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기 마련이니까요. 더 많은 분들이 저희의 기술을 이용해서 의사소통의 자유를 얻는 것이 저희의 목표니까요. 지금까지 저희가 자생으로 사업을 꾸려왔고 경쟁력을 증명했으니 이제는 저희의 뜻을 함께하고 싶으신 분들이 있다면 함께 해보고 싶습니다.”

Q6. 현재 진행 중이거나 계획 중인 프로젝트가 있을까요?

”저희가 이번에 국립중앙박물관에 ‘수어번역 솔루션’을 납품하게 됐어요. 올해부터 계약이 됐고 국립중앙박물관 산하의 나주, 부여, 경주, 춘천, 공주, 서울 총 6곳에 납품을 하게 됐습니다.한국교육학술정보원 (KERIS) 와 함께 교육현안 해결형 프로젝트로 장애인·비장애인 학생들이 함께 수업을 듣는 통합교육을 진행하는 교육기관에도 수요가 있어 서울시와 약자를 위한 기술개발 지원사업으로 강남구청 및 서울시립남부복지관에도 수어번역 솔루션을 올해부터 보급을 하게 됐습니다.

해외의 경우 인도네시아 시장은 코이카(KOICA, 한국국제협력단)의 CTS Seed0(혁신적 기술 프로그램) 사업으로 진출 예정에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지하철 공사와 고속철도공사, 버스 공사와MOU를 맺고 인도네시아의 대중교통에 해당 기술을 적용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Q7. 바토너스는 이렇게 좋은 일에 신기술을 적용하는 기업인데 요즘 뉴스나 주위를 둘러보면 꼭 그런 것 같지만도 않습니다. 딥페이크나 기술의 부작용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두드러지기도 하는데요. 연구자로서 회사대표로서 이런 사회 현상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안타깝죠. 실제 AI는 신약 개발같은 의학 분야에서 분명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어요. 자율주행차만 하더라도 그저 편리한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장애가 있는 운전자에게는 ‘이동권의 자유’를 준다는 점에서 사회에 끼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크다고 생각해요.

과거에 폴더폰 시대에서 스마트폰 시대로 넘어오면서 이것도 시각장애인들에게 크게 영향을 미쳤죠. 음성인식 기술로 자유롭게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도 보내고 의사소통을 자유롭게 할 수 있으니까요.

기술의 발전이 사회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분명한데 악용되서 부작용을 낳는 것을 보면 씁쓸하죠.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기술 그자체만을 강조했다거나 기술로서 얻어질 이익에 대해서만 강조한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공학자들은 보통 숫자, 수치로 그 기술의 효용성을 판단하거든요. 그래서 기술의 효율을 단지 수익성이나 수치적인 측면으로만 봐서 기술을 남용했나라는 생각도 들고요. 우리 사회가 기술을 단지 수치나 수익 측면이 아닌 종합적인 측면에서 봐야하구요. 그런 사회적 분위기와 함께 기술을 가르치는 공학적 교육 뿐만이 아닌 종합적 교육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8. 그렇다면 바토너스만의 ESG철학이 궁금합니다.

“이 질문은 사전질문지에서도 봤는데 너무 어려워서 한참 고민했던 것 같아요. 저는 큰 비전이나 철학 이런 것 보다는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하자는 주의입니다. 제가 연구소에서 일할 때 관련 프로젝트가 있어서 시각장애인에 대한 기술을 시작하게 됐던 것처럼 주변에 있던 청각장애가 있는 지인들이 도움을 줘서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게 된 거고 그러다 보니 해당 사업이 커져서 외부에 납품할 수 있었죠. 저는 큰 비전 꿈보다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해서 그 일을 진짜 열심히 하고 이거 열심히 하다 보면 거기서 이제 파생되는 다른 일에도 참여하고 뭐 그런 식입니다.”

Q9. 이미 답변을 하신 것 같지만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가 궁금합니다.

“일단은 수어 통번역기가 일본이랑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구요. 바람이 있다면 그 다음 단계로 미국이나 유럽 시장에도 진출하고 싶죠. 전 세계에 퍼뜨려서 청각 장애인분들이 하루라도 조금 더 빨리 좀 자유롭게 의사소통할 수 있게 하는 게 첫번째 목표고 이제 그 다음 프로젝트로 정신건강 관련 기술이나 친환경 냉난방 기술 관련한 프로젝트도 준비 중에 있습니다.”

[녹색경제신문 = 조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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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수어통번역솔루션 #바토너스

조아라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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