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차단은 북한 같은 짓” 하버드대 교수, 트럼프 비판

2025-05-29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의 공저자 스티븐 레비츠키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국 유학생 차단 정책을 북한에 빗대며 강하게 비판했다.

레비츠키 교수는 2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언론 라나시온과의 인터뷰에서 “(하버드대에 외국 학생이 없는 상황을) 정말로 상상할 수 없다”며 “외국인 학생을 받지 않고 문을 닫게 하는 건 북한과도 같다”고 말했다.

레비츠키 교수는 “권위주의 정부는 좌파든, 중도든, 우파든 대학을 공격한다. 대학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심지이기 때문”이라며 “예산을 삭감하고는 사람을 체포하고 교수나 학생 지도자를 강제로 숙청하는 일이 벌어지곤 한다”고 말했다. 이어 레비츠키 교수는 “명망 있고 가장 영향력 있는 대학인 하버드를 쓰러트려, 나머지를 다 굴복시키려는 전략”이라며 “지금 (미국) 정부는 매우 권위주의적 본성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유학생들은) 지금껏 인생의 많은 시간을 들여 하버드에 왔지만, 지금은 그 삶이 공중에 붕 떠버린 셈”이라고 했다. 이어 “남수단에서 온 학생, 멕시코의 가난한 가정에서 온 학생, 폭력이 만연한 나라에서 온 학생들이 있다”며 “모든 것을 희생해서 여기에 왔는데, 고향으로 돌아가기도 어려운 이들은 이곳에 머물 수 있을지조차 알 수 없는 상태”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연구실 박사과정생 90%가 라틴아메리카 출신이며, 학부생의 3분의 1이 유학생이라고 했다. 레비츠키 교수는 “다음 주 미국에 머무를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눈다”라며 “정말 끔찍하다”고 했다.

미 국토안보부는 외국인 학생 관련 정보를 제출하라는 정부 요구에 하버드대가 불충분하게 대응했다며 지난 22일 하버드대에 부여된 학생 및 교환 방문자 프로그램(SEVP) 인증을 전격 취소했다. 법원 판결로 일단 정책 집행에 일시 제동이 걸렸지만, 유학생들의 불안감은 풀리지 않고 있다.

레비츠키 교수는 “학생과 교수진은 (정부에 맞선) 하버드 리더십이 옳다는 매우 넓은 공감대와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며 “지난해 학교에 비판적이었던 이들도 지금은 지도부를 지지하고 있다. 거의 모든 이들이 ‘하버드가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앨런 가버 하버드대 총장이 나타나면 요즘 학생들이 박수를 친다고 전했다.

그는 트럼프 2기 정부에서 1기 때보다 더 극단적인 방식으로 국가 기관을 동원해 반대파를 공격하고 있다며 “우고 차베스(베네수엘라 전 대통령), 오르반 빅토르(헝가리 총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튀르키예 대통령)보다 심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복싱 경기 1라운드처럼 우리 사회는 충격으로 일종의 어지럼증에 빠졌지만, 힘의 균형을 믿고 있다”면서 시민사회가 정부의 일방적 정책 추진을 막을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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