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종목리포트 활용법
◆IBK 이승훈, 네이버 주가 적중=지난해 11월 30일부터 올해 11월 30일까지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매수한(순매수 거래대금 기준) 종목 10개는 순서대로 SK하이닉스·NAVER(네이버)·삼성SDI·현대차·한화오션·SK텔레콤·두산에너빌리티·LG씨엔에스·삼성에피스홀딩스·CJ제일제당이다. 이 가운데 올해 상장한 LG씨엔에스와 삼성에피스홀딩스는 분석 대상에서 제외했다. 지난해 11월 8개 종목의 1년 뒤 목표주가를 제시한 보고서는 총 99개였다. 한 달 동안 여러 차례 목표주가를 제시한 경우 가장 늦게 발표한 보고서를 기준으로 계산했다.
보고서별로 목표주가와 1년 뒤 실제 주가를 비교한 결과, 평균 오차율(절댓값 기준 계산)은 60%에 가까웠다. 종목별로는 네이버의 평균 오차율이 약 7%로 가장 낮았고, 현대차(약 19%)가 그 다음으로 낮았다. 반면에 SK하이닉스·한화오션·두산에너빌리티는 100%를 훌쩍 넘는 오차율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가장 정확한 보고서는 IBK투자증권의 이승훈 연구원이 지난해 11월 8일 발간한 네이버 보고서였다. 당시 목표주가로 26만원을 제시했는데, 1년 뒤인 올해 11월 8일(7일 종가 기준) 실제 가격은 26만원으로 적중(오차율 0%)했다.

이 연구원은 “정부 정책이나 대외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다른 종목과 달리 변동성이 작은 종목이라 오차율이 낮았던 측면이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보고서 작성 원칙을 묻는 말에는 “감정적이거나 사적인 표현을 쓰지 않고, 주장을 할 땐 반드시 근거가 있을 때로 한정한다”고 말했다.
◆유진 이재일, 현대차 오차율 5%대=현대차 종목에 한정해 보면, 17개 보고서의 목표주가 평균 오차율은 약 19%였다. 가장 오차율이 작았던 건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이 지난해 11월 18일 낸 보고서였다. 목표주가를 28만원으로 제시했는데, 1년 뒤 실제 주가는 26만4500원으로 오차율이 6% 수준에 그쳤다.

이 연구원은 소감으로 “예상보다 나빴던 악재(미국발 관세 부과)와 예상보다 좋았던 호재(국내 증시 유동성 확대)가 서로 상쇄 효과를 내면서 결과적으로 목표주가에 근접했다”고 말했다. 보고서 작성 원칙으로는 “다른 애널리스트에 비해 보수적으로 보는 편”이라며 “주가가 오르내릴 때 따라가기보다는 종목의 펀더멘털(실적 등 기초체력)에 집중해 분석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산 SK하이닉스는 17개 보고서의 목표주가 평균 오차율이 122%를 넘었다. 반도체 산업이 인공지능(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를 중심으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 이 가운데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과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이 오차율 약 77%로, 그나마 양호했다.

◆“매수하라” 일색인 속사정=8개 종목의 99개 보고서 중 ‘매도’ 의견은 단 한 건도 없었다. 97개가 ‘매수’ 의견으로, 나머지 2개만 ‘중립’ 의견을 냈다. 올해 국내 증시 전반이 급등한 덕분에 결과적으로 방향 자체는 틀리지 않았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과거에도 하락장이든 상승장이든 할 것 없이 사실상 ‘매수’ 일색으로 일관해 왔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지난 7월 발표한 ‘애널리스트의 낙관적 편향’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애널리스트의 투자 의견에서 매수 의견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평균 93%였다. 중립 의견은 6.8%, 매도 의견은 0.1%에 불과했다. 목표주가도 낙관적으로 치우쳤다는 분석이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증권사 입장에서 분석 대상이 되는 상장 기업이 투자은행(IB)이나 중개 사업의 고객이다보니 해당 종목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제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개인투자자의 압력도 애널리스트들의 쓴소리를 막는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2023년 4월 12일 에코프로 보고서에서 ‘매도’ 의견을 냈다가 개인 주주들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그럼에도 김 연구원은 객관적인 분석을 통해 이후에도 3차례에 걸쳐 추가로 매도 의견서를 발표했고, 에코프로 주가는 예견대로 1년 넘게 하락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 등 해외에선 애널리스트 전망에 따라 주식 거래량이 발생하면 그에 비례해 연봉에 반영되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 굳이 욕먹을 위험을 무릅쓰고 부정적인 보고서를 쓰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종목 장단점 분석 봐야=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이 보고서를 볼 때 목표주가나 투자 의견보다는 종목의 장단점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내용을 집중해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보고서 가운데 가장 빨리 낸 것, 가장 긍정적으로 본 것, 가장 부정적으로 본 것 등 세 가지를 골고루 읽는 게 좋다”며 “또 개별 종목 보고서 외에 해당 산업 전반을 분석한 보고서에 참고할 내용이 많다”고 덧붙였다.
분석 보고서가 자주 나오는 종목 위주로 투자하는 게 좋다는 조언도 나왔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이나 경영 여건의 변동성이 커서 분석하기 쉽지 않거나, 시가총액이나 영업 규모가 작아 기관투자가가 투자하기 쉽지 않거나, 주가 상승 모멘텀이 크지 않은 종목은 아예 보고서를 안 쓰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보고서가 갑자기 나오지 않는 종목, 매수 의견을 유지하면서도 목표주가는 하향 조정되는 종목은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널리스트 ‘속마음’ 읽는 법=홍진채 라쿤자산운용 대표는 “애널리스트들은 특정 종목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를 쓰고 싶을 때 행간에 숨겨 놓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다음은 홍 대표가 꼽은 대표 사례 4가지다. ▶“더 높은 주가수익비율(PER)을 줄 수 있는 트리거(계기)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주가가 안 오를 것 같다.) ▶“다음 분기 이후 점진적으로 우호적 투자심리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당분간 주가는 횡보한다.)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급락할 수 있다.) ▶“눈높이는 낮추지만 투자 매력은 여전하다.”(잘 모르겠다.)
◆애널리스트 경력 길수록 신뢰도 높아=홍 대표는 이어 “요즘 투자자들이 유튜버의 말을 많이 참고하는데, 출처의 대부분은 증권사 애널리스트 보고서에 기초한다”며 “가급적 ‘원문’인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우선적으로 활용하는 게 좋다”고 했다. 그는 이어 “특정 종목에 대해 공부하려면 그에 대한 다양한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많이 읽고, 경쟁사 종목의 보고서도 읽고, 자기 생각까지 종합해 판단하는 게 이상적”이라고 제안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은 애널리스트일수록 정확도가 높을 수 있다”며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부정적 의견을 낼 수 있는 미국 등 해외 애널리스트들의 보고서도 함께 참고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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