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청년일보 】 지난해 미국이 발표한 새로운 무역 전략 MAWA(Make America Work Again)는 단순한 보호무역을 넘어, 전 세계 공급망의 ‘기본 설계도’ 자체를 흔들고 있다. 이제는 ‘어디서 만들 것인가’보다 ‘어디를 통해 유통할 것인가’가 중요해진 시대다.
MAWA는 단일한 관세 부과가 아니라 원산지 규정, 통관 심사, 우회 수출 차단 등 다층적인 규제를 동시에 가동하며, 공급망 운영을 마치 정교한 정치게임처럼 만들고 있다.
실제 현장에서는 그 여파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미국향 납기가 지연되며, 글로벌 유통사들은 평균 7~10일 이상의 딜레이와 그로 인한 계약 차질을 겪고 있다. 과거에는 재고 부족이 문제였다면, 이제는 ‘정치 리스크를 반영한 유통 전략’이 없는 것이 더 치명적이다.
기업들의 SCM 전략도 달라졌다. 단가 중심의 JIT(Just in Time)보다,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예측 중심의 SCM’, ‘정치 리스크 시뮬레이션’, 그리고 ‘공급선 다변화’가 새로운 키워드로 떠올랐다. 물류를 설계할 때 이제는 리드타임뿐 아니라, 관세 협정의 체결 여부, 통관 절차의 복잡도, 현지 정부의 규제 경향까지 고려 대상이 되고 있다.
공급망에서 ‘통과지’가 ‘생산지’보다 중요해진 것도 MAWA가 만든 변화다. 실제로 한국의 중견 화장품 기업 A사는 베트남을 새로운 중계 거점으로 활용해 미국 시장 공급의 안정성을 확보했고, 멕시코에 현지 포장 공정을 두어 원산지 기준을 충족시키는 방식을 택했다.
이제 SCM은 더 이상 단순한 운영의 문제가 아니다. 납기 안정성과 비용 최적화뿐 아니라, 정치·경제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예측 가능한 유통 구조’를 설계하는 전략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 청년서포터즈 8기 김영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