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우내 굵은 땀방울을 흘린 롯데가 개막전에서는 노력이 무색할만큼의 결과를 냈다.
롯데는 지난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2025시즌 개막전에서 2-12로 패했다.
선발로 등판한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가 3이닝 8안타 3볼넷 2삼진 7실점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LG는 장단 15안타를 쳤지만 롯데는 절반에 해당하는 7안타를 치는데 그쳤다.
무엇보다 패배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건 실책이었다. 롯데는 이날 3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이날 개막전을 치른 10개 팀들 중 가장 많은 실책 개수를 달성했다.
무엇보다 실책들이 치명적이었다. 이미 3점을 내줘 0-3으로 뒤처져있던 1회 1사 1루에서 반즈가 송찬의를 삼진 아웃 처리했지만 1루에 있던 오지환의 도루를 포수 유강남이 막으려다 송구 실책을 범했다. 이 실책은 가뜩이나 경기 초반 실점으로 어려워하던 반즈를 더욱 힘들게 했다. 실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이날 기록 된 첫번째 실책이었다.
그리고 추가 실책이 나왔다. 4회에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1루수 나승엽이 LG 문보경의 타구를 뒤로 빠뜨려 외야까지 공이 굴러가는걸 봐야만했다. 송찬의의 좌전 적시타가 나오면서 문보경은 홈인했고 2-7에서 2-8로 점수차가 더 벌어졌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5회에는 1사 1·2루에서 송재영이 김현수를 2루 땅볼로 유도하면서 병살탙로 아웃카운트 두개를 한꺼번에 잡으려했다. 그런데 2루수 고승민이 유격수 박승욱의 키를 넘기는 송구를 하면서 점수는 2-9로 더 벌어졌다. 이렇게 실책이 번번히 찬물을 끼얹으니 롯데는 추격할 힘이 없었다. 결국 개막전부터 대패했다.
롯데는 지난해 팀 실책 113개로 이 부문 1위 KIA(127개)에 이어 두번째로 가장 많은 실책을 기록했다. 10개 구단 중 세자릿수 실책을 기록한 두 팀 중 하나였다.
특히 5강 진출 승부처였던 9월 실책 25개를 기록하며 가을야구와 멀어졌다. 같은 기간 10개 구단 평균 실책 개수인 11개의 2배 이상을 웃돌았다.
롯데는 비시즌 동안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애썼다. 마무리 캠프를 국내에서 진행하다 현장의 요청으로 일본 미야자키로 옮겨가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했다.
대만과 일본 미야자키로 이어지는 스프링캠프에서도 밤낮을 가리지 않는 훈련이 이어졌다. 선수들은 펑고를 받다가 그라운드에 드러눕기 일쑤였다.
‘흘린 땀방울은 배신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지만 개막전에서부터 롯데는 배신을 당했다.
정규시즌 첫번째 경기부터 기세가 꺾인 탓에 롯데는 개막 두번째 경기에서도 기를 펴지 못했다.
이날 김태형 롯데 감독은 개막전에서 1번 중견수로 나선 황성빈을 선발 라인업에서 빼고 윤동희를 이 자리에 집어넣고 고승민 대신 2번 자리에 손호영을 넣는 등 선발 라인업을 대폭 수정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선발 투수 박세웅이 5이닝 8안타 3홈런 6삼진 4실점으로 부진하며 일찌감치 리드를 내줬다. 롯데 마운드는 총 6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이날 실책성 플레이는 없었지만 야수진은 6안타로 2득점을 뽑아내는데 그치며 2-10으로 졌고, 개막 2연패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