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반도체 관세 장벽...삼성·SK, 대응 전략은?

2025-02-20

트럼프 "25% 이상 관세...미국에 공장 지으면 면세"

미국 공장 건설 중인 삼성·SK, 혜택 기대감 높아져

[미디어펜=김견희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에 25% 이상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방침과 함께 현지 공장 생산을 면세 조건으로 내세운 가운데, 미국 현지에 공장을 건설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면세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선 직접 미국으로 들어와 생산시설을 지으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미 국내 양대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바이든 정부 시기 때 미국 투자를 결정하고, 반도체지원법(칩스법)에 따른 보조금 지급과 현지 반도체 공장 건립을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미국에 총 370억 달러(53조 원)을 들여 공장과 연구개발(R&D) 센터를 짓는다. 텍사스주 파운드리 공장 2곳과 연구개발 시설이 포함된다. 해당 사업에 미국 정부로부터 받는 보조금은 약 47억4500만 달러(6조8000억 원)에 이른다. 이곳에서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4나노 이하 첨단 공정 양산에도 돌입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38억7000만 달러(5조 원)를 들여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기지를 건설하기로 했다. 미국에 짓는 첫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징 공장으로, 이 곳에서 6세대 HBM 제품인 HBM4를 양산하는 등 다양한 AI 메모리 제품을 생산할 방침이다. 제품 양산 목표는 2028년이며, 현재 공장 설립을 위한 사전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현지에 이미 공장 건설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면세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업계의 기대감도 자연스레 나온다. 칩스법에 따른 보조금 혜택만 큰 이변이 없다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관세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또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장벽을 넘으려면 결국 대미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액션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면세 조건이 현지 공장을 통해 생산한 제품이기 때문이다.

아담 포젠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소장도 지난해 11월 한국경제인협회와 공동으로 개최한 '격랑의 트럼프 2기와 한국의 생존 해법' 포럼 당시 "트럼프 2.0 시대에 한국이 대미 직접투자를 확대하고 경제협력을 강화하며 '미국 요새' 안으로 들어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공장이 건설되는 기간까지 고려한다면, 수지타산에 맞지 않다는 시각도 나온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려면 최소 2∼3년이 소요되기 때문에 실제로 관세를 피할 수 있는 기간은 얼마 되지 않을 것"이라며 "1년 관세 효과를 보기 위해 3년간 공장을 건설하는 건 경제적으로 맞지 않다"고 했다.

아울러 트럼프발 관세 정책이 발효되기 이전까지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각 기업에서 섣부르게 움직이기보다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지켜봐야한다는 입장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지금 특별히 할 수 있는 건 없다"며 "오히려 미국 기업들과 협력해 정부를 향해 목소리를 내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자택에서 행정명령 서명식을 개최한 후 기자들의 반도체 관세 질문에 "25% 이상이 될 것이고, 1년이 지나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단 미국 내 공장을 짓는 기업에게는 면세 혜택을 주겠다는 뜻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공장을 짓는 계획이 있다면 관세가 없는 만큼 기회를 주려고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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