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성경 값 높일 듯

2025-04-15

2023년에만 1420만권 판매

중국, 전 세계 성경 절반 제작

트럼프 1기에는 예외 인정

이번엔 "면제 대상 안 될 것"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로 성경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한 관세는 모두 145%로, 예외로 인정받지 못할 경우 성경에도 같은 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성경은 일반적으로 매우 얇은 종이에 인쇄되는데, 이런 특수 인쇄 공정이 필요한 서적은 대부분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제작된다.

2023년 미국에서 판매된 성경은 1420만 권에 이른다. 2024년 1~10월에는 1370만 권이 팔려 전년 동기 대비 22%나 증가했다.

성경의 가격 상승 가능성 우려가 나온 것은 중국 생산량이 많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전 세계 성경의 절반 이상이 중국에서 제작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크리스채너티 투데이'에 따르면, 미국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성경은 중국에서 인쇄된다. 중국이 성경 제작에 특화된 인쇄 설비와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대 개신교 교단인 남침례회의 출판 부문은 2019년 기준으로 전체 인쇄 비용의 31%를 중국에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최대 성경?기독교 서적 출판사는 '하퍼콜린스 크리스천 퍼블리싱'으로, 2대 성경 출판업체인 존더반과 토머스 넬슨을 소유하고 있다. '하퍼콜린스'는 성경 출간 비용의 75%가량을 중국에서 지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퍼콜린스'의 마크 션왈드 최고경영자(CEO)는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 이후 전사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경 가격은 페이퍼백은 20~50달러, 일반 가죽 성경은 50 ~ 150달러, 고급 스터디 성경이나 천연 가죽 성경은 150달러 이상이다.

중국 수입품에 고율의 관세가 부과되면 교회의 선교 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성경을 무료로 배포하는 종교단체의 부담이 커져 선교 활동이 제약을 받게 된다. 일반 소비자들도 성경 구매를 주저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행정부 첫 임기 때도 중국산 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되며 성경 가격 상승 우려가 나오자 성경을 관세 대상에서 제외한 바 있다.

이번엔 아직 성경은 예외로 한다는 발언은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지난 2월, 백악관 관계자는 독립적인 복음주의 기독교 단체인 '미니스트리 워치'에 "새로운 관세 정책에서 성경은 면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은 성경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는 근거가 됐다.

관세 부과는 트럼프 대통령의 브랜드 성경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신이여, 미국에 축복을(God Bless the USA)' 성경을 판매하고 있는데 이 성경도 중국에서 제작된다. 이 성경은 가수 리 그린우드의 히트곡 '신이여, 미국에 축복을'에서 제목을 가져오고 헌법과 권리장전, 독립선언문 등을 수록한 브랜드 성경이다.

성경의 최소 판매가는 59.99달러지만 트럼프의 서명이 담긴 한정판 성경은 1000달러에 판매된 적도 있다. 최소 판매가를 기준으로 하면 총매출은 약 700만 달러로 추산된다. AP통신이 확인한 국제 무역 기록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한 인쇄업체에서 약 12만 권의 트럼프 성경이 미국으로 수출됐는데 3건의 선적 총액은 약 34만2000달러였다.

종교 단체는 대체로 관세 논쟁이나 성경 가격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고 있다. 신도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걱정하고 위로하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캐나다교회협의회는 캐나다와 미국 간 정치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재의 수요일 성명을 통해 무역 전쟁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캐나다의 가톨릭과 개신교 지도자들은 연합 메시지에서 "올해 사순절을 시작하며 많은 캐나다인들이 미래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 불확실성으로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습니다"라고 위로를 전달했다.

첫 번째 관세 조치가 시행된 이후 스티븐 피츠 신부는 미국 가톨릭 매체 '아메리카'와 인터뷰에서 "관세가 인간 존엄성에 미치는 영향을 가톨릭 신자들은 우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유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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