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위장수사 확대·술타기 처벌 강화…범죄 근절 효과 나오려면?

2024-11-15

성폭력처벌법·도로교통법 개정안 14일 통과

디지털 성범죄로 위장수사 범위 확대

음주측정 방해, 음주측정 거부와 동일한 형량 적용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딥페이크를 이용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경찰이 위장 수사를 할 수 있게 된다. 음주 운전자가 음주 측정을 방해할 목적으로 술을 더 마시는 이른바 '술 타기' 처벌도 강화된다.

15일 정치권과 경찰에 따르면 전날 국회는 이와 같은 내용의 성폭력 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과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된 성폭력처벌법에서는 딥페이크 등을 이용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경찰관이 신분을 비공개로 한 채 수사하거나 위장 신분을 이용한 수사를 할 수 있게 된다.

신분 비공개 수사는 상급 수사 부서장 승인, 위장 수사는 법원의 허가가 있어야 하지만 긴급한 경우에는 긴급 비공개 수사나 긴급 위장 수사도 허용된다.

단, 수사관은 수사로 취득한 증거와 자료는 범죄 수사, 소추, 징계 절차 외에는 사용할 수 없으며 범행 의도를 갖지 않은 자에게 범행을 유발하지 않는 등 적법 절차를 지켜야 한다.

음주 측정 방해 행위 처벌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에서는 처벌 조항을 신설하면서 음주 측정 방해 행위 형량을 현행 음주 측정 거부자와 같은 1년 이상 5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 원 이상 2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정했다.

디지털 성범죄 위장 수사 확대나 음주 측정 방해에 대한 처벌 강화를 경찰에서도 필요성을 주장한 사안인데다 최근 딥페이크 성범죄와 가수 김호중의 음주 운전 사고 등으로 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일면서 법 개정에 이르게 됐다.

이제는 경찰이 수사를 진행해 범행을 검거하고, 처벌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수사 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위장 수사를 담당할 수사관 증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재 아동·청소년 성범죄로 제한돼 있는 위장 수사관은 전국 18개 시·도청 사이버 성폭력 수사팀과 여청 수사팀에 각 1명 이상이 배치돼 있다.

경찰은 매년 관련 수사 경력이 있는 경찰관을 대상으로 위장 수사관을 선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수사 범위가 확대돼 업무가 늘어난만큼 이에 맞춘 증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위장 수사관에 대한 선발과 교육 절차를 엄격히 관리해 위장 수사의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경찰은 지난 4월 신규 위장 수사관을 선발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숙지해야 하는 법령과 수사 절차 등을 교육했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는 "정보 기술 발달로 신종 범죄가 나타나는 것에 맞춰 경찰도 관련 내용을 숙지하고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며 "위장수사는 수사 효과를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면서 불법이나 인권침해가 나타나지 않도록 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술 타기 등 음주 측정 방해 행위나 음주 운전에 대해 실제 처벌이 이뤄지도록 정황 증거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고, 이에 근거해 처벌이 강화된 판결로 이어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경일 법무법인 엘앤엘 변호사(교통사고 전문)는 "음주 측정 방해 행위에 대해 입법 공백 상태로 처벌이 되지 못하던 것을 음주 측정 거부와 상응하게 처벌하도록 한 것은 긍정적으로 본다"며 "재판에서 위드마크 공식 등 증거를 적용할 때 변수들을 일부 피의자에게 과도하게 유리하게 해석하는 부분이 있는데 명확한 기준을 만들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krawj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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