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銀 소액 빚도 못갚는 20·30대 증가세

2025-10-24

국내 은행 연체율이 오름세인 가운데 특히 20·30대 청년층에서 연체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액을 빌리는 인터넷은행 신용대출이나 취약계층을 위한 불법사금융 예방대출조차 갚지 못하는 청년층이 늘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61%로, 지난해 같은 달 보다 0.08%포인트 올랐다. 2022년 한때 0.24%까지 떨어졌던 연체율은 2023년 0.4%대, 지난해 0.5%대에 이어 올해 0.6%대까지 올라서며 3년째 상승 추세다.

연령별로 보면 특히 젊은 층에서 문제가 두드러진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해 상반기 기준 연령별 가계대출 현황에 따르면, 20대 가계대출액 규모는 34조5660억원으로 전 연령 중 가장 적었지만, 연체율은 0.41%로 가장 높았다. 30대 연체율은 0.23%로 순위로는 50대(0.37%), 40대(0.35%), 60대 이상(0.32%)의 뒤를 이었지만, 전체 대출 규모는 195조4933억원으로 40대에 이어 가장 많았다.

소액을 손쉽게 빌릴 수 있는 인터넷은행 신용대출에선 젊은 층 연체 경향이 더 뚜렷하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30대 이하 연체 규모는 2022년 말 368억원에서 올해 7월 말 577억원으로 약 57% 늘었다. 연체율도 같은 기간 0.91%에서 1.51%로 0.6%포인트 올랐다. 토스뱅크의 청년층 신용대출 연체액은 같은 기간 298억원에서 425억원으로 약 43%, 연체율 역시 0.93%에서 1.39%로 0.46%포인트 올랐다. 올해 1~7월 인터넷은행 3사의 비상금대출 신규취급액은 1조1924억원, 건수는 43만여건에 달했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수입이 없거나 적은데 금전이 급히 필요한 청년층이 대거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용평점 하위 20% 이하, 연 소득 3500만원 이하인 금융 취약계층에 3년간 최대 100만원을 빌려주는 불법사금융 예방대출도 마찬가지다. 서민금융진흥원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불법사금융 예방대출 누적 대출금의 45.4%를 20·30대가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율도 20대 40.8%, 30대 36.5%로 전체 평균(35.4%)을 웃돌았다.

경기 부진과 고물가 속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이 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지난달 청년 고용률은 45.1%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포인트 낮았다. 청년 고용률은 17개월 연속 하락세로,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이후 약 16년 만에 최장 기간을 기록했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 경기 부진에 글로벌 상황까지 겹쳐 앞으로도 기업 투자가 위축될 확률이 높다”며 “노동·복지 등 정책과 함께 구조적인 해결법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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