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사 GA설립 건의에…보험대리점업계, 반발 예고

2025-08-07

여신금융업계가 정부에 캐피탈사 보험 진출 허용을 건의할 예정이지만, 벌써부터 난관이 예상된다. 보험대리점(GA)업계가 캐피탈사 영역 침범에 반발하며 대응방안을 강구하고 나섰다.

금융권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는 캐피탈사 숙원으로 여겨지는 보험대리점업 진출을 새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다. 캐피탈이 GA를 설립해 보험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달라는 취지다.

보험을 판매중인 타 금융권(은행, 카드사)과 달리 캐피탈사는 관련 업무를 취급할 수 없는 상태다. 여신금융업법에선 캐피탈에 보험대리점업을 허용하고 있지만, 보험업법에서 대상을 여전사 중 카드사로 한정하면서 보험상품 판매가 막혀 있다.

이에 업계는 지난 수년간 금융당국에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올해 초 현대캐피탈이 금융당국에 보험판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신청했으나 반려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캐피탈과 보험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캐피탈사가 주력으로 취급하는 자동차 등 기계·설비금융에 보험이 필수적으로 동반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캐피탈에 보험이 허용되면 KB캐피탈 중고차 플랫폼을 통해 차량을 구입하면서, KB손해보험 자동차보험과 운전자보험 상품에 가입하는 원스톱 서비스도 가능하다.

고객 편익 제고와 새먹거리 창출을 위해 캐피탈사가 다시 한번 보험에 도전하고 있지만, 벌써부터 난관이 예상된다.

GA업계는 캐피탈사 GA 진출이 장기적으로 보험대리점과 설계사 수익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공동 대응에 나섰다. GA협회는 하반기 대형GA 임직원들로 구성된 정책실무TF에서 캐피탈사 보험대리점 업무 진출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캐피탈이 주력으로 다룰 자동차보험 상품은 영업현장에서 소위 '미끼 상품'으로 여겨진다. 수익 증대로 직결되지는 않지만, 의무보험이기에 고객과 접점을 넓히는 용도로 활용된다. 고객 자동차보험 갱신시점 도래 때 운전자보험 상품을 추천하는 식이다.

설계사 입장에선 캐피탈이 보험을 다루게 될 경우 중요한 고객 접점을 잃게 될 가능성이 크다. GA 대비 막강한 자본력을 보유한 캐피탈사가 보험대리점을 설립하게 되면, GA 소속 설계사가 캐피탈사로 이직할 우려도 있다.

GA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고객과 GA 설계사를 이어주는 첫단계로, 손해보험 설계사의 경우 전체 판매에서 자동차보험 비중이 50%에 달한다”며 “캐피탈사 보험 진출시 시장잠식에 대한 불안이 커 업계 종사자 대부분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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