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3년 임기를 마치고 오늘(5일) 퇴임한다.
이 원장은 2023년 이후 경기둔화 심화와 원화 약세, 고물가 등 복합적인 난관이 있었으나, 금감원 입장에서 본연의 역할에 더욱 집중하며 실력을 발휘할 기회가 된 역설적 측면이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5일 이 원장은 퇴임사를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동성 공급과 2020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초저금리 정책은 경제적 부담을 감소시키고 기회를 창출하며 위기 극복과 팬데믹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기여했으나 그 이면엔 현재의 금리 기준으로는 존속하기 어려운 기업이 연명하거나 수익성이 부족해 시작하지도 못했을 사업 또한 진행됐을 수 있다는 명암이 존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2022년 팬데믹 하에서 공급 불안과 완화적 정책 등에 따른 고물가 현상이 쉽게 진정되지 않았고, 결국 세계적으로 급격한 금리 인상이 시작됐다. 2년 동안의 초저금리가 막을 내리고 관대한 경제여건이 급격히 되돌려지며 그에 따른 부정적 여파가 드러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2022년 9월 강원도중도개발공사 회생신청 사태와 11월 흥국생명 콜옵션 미행사에 따른 시장불안, 2023년 초반 이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와 대규모 전세 사기, 12월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2024년 7월 위메프 및 티몬 판매자 미정산 사태, 2025년 3월 홈플러스 회생신청과 MBK 논란 등 최근 3년간 대규모 경제 사건과 그에 따른 혼란이 지속됐다.
이 원장은 “다양한 경제 사태가 발생할 때마다 관계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금융시장 유동성 위기를 관리하고 당국의 신뢰감 있는 메시지를 신속히 전달하는 등 기민하게 대응해 시장 혼란을 최소화하려 노력했다”며 “부동산 PF의 선제적 구조 조정을 진행하고 금융회사의 책임경영 체계 확립과 금융산업 신뢰 제고에 힘쓰는 등 우리 금융의 구조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애쓰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원장은 임직원들을 향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금감원 임직원들에게 금융개혁을 통한 성장동력과 생산성 확보, 디지털 전환, 공유와 협업, 업무의 방식 및 범위의 확장,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급변하는 사회에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 원장은 “‘더 빨리, 더 높이’를 요구하는 원장의 욕심을 묵묵히 감당해준 우리 임직원 여러분 모두에게 다시 한 번 감사와 함께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저는 물러나지만 우리 원의 미래를 누구보다 굳게 믿고 있다. 여러분의 역량과 헌신이야말로 우리 원의 가장 큰 자산”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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