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게임, 웹툰까지… 다 대신 팔아주는 마플

2024-10-02

유튜브쇼핑은 유튜브 이용자가 영상 하단 버튼을 통해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대표적인 크리에이터 커머스 서비스입니다. 한동안 커머스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주목 받았습니다.

하지만 유튜브쇼핑이 홀로 사업을 하는 건 아닙니다.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페이지는 별도의 국내 기업에게 맡기고 있죠.

국내 유튜브쇼핑 파트너사는 쿠팡, 카페24, 그리고 마플코퍼레이션 총 3곳입니다. 세 곳 모두 자사 플랫폼 링크를 유튜브쇼핑에 붙여 바로 판매할 수 있도록 하죠.

마플코퍼레이션이 이 셋 중에서는 가장 낯설 수 있는데요. 크리에이터 커머스 시장의 롱테일을 노리는 기업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창업자인 박혜윤 대표가 2007년 개인사업자로 시작해, 2015년 법인을 설립했네요. 10년 차 기업입니다.

마플코퍼레이션이 주력으로 하는 사업은 모두 크리에이터에 집중돼 있습니다. 소비자의 주문에 따라 굿즈를 제작하는 온라인 주문 제작(POD) 서비스인 마플이 첫 번째고요. 크리에이터가 상품 제작부터 배송, CS까지 전부 맡기고 온라인 샵까지 열 수 있는 커머스 플랫폼 ‘마플샵’이 두 번째입니다.

그런데 이 크리에이터 시장은 격변의 시장이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크리에이터 사업이었떤 유튜브 MCN(Multi Channel Network)만 보아도, 순식간에 부흥했다가 침체기를 맡았죠. 최근에는 영상 크리에이터 활동의 장이 숏폼으로 이동하기도 했고요.

마플코퍼레이션은 이 시장의 변화에 재빠르게 발맞춰 가고 있습니다. 그 결과, 2023년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83% 늘어났고요. 영업 흑자도 달성했죠.

그렇다면 마플코퍼레이션은 어떻게 크리에이터 커머스 시장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나아가고 있을까요. 지난 9월 초 박혜윤 마플코퍼레이션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마플코퍼레이션의 소개, 크리에이터 중심의 대화, 그리고 마플코퍼레이션의 현재와 미래까지 들어봤습니다.

마플코퍼레이션은 어떤 기업인가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사업은 언제부터 시작했나요?

마플코퍼레이션은 법인으로는 2015년에 시작한 기업입니다. 제조업 기반이라고 생각합니다.

마플은 쉽게 말하면 주문 제작 서비스입니다. 고객이 파일을 주면 인쇄하는 킨코스 서비스의 온라인 버전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온라인에서 인쇄 등을 하는데, 저희 경우에는 지류보다는 패션 아이템이나 의류 등에 힘을 쏟았습니다. 한 장부터 제작할 수 있다는 게 특징입니다.

크리에이터와 커머스를 하는 마플샵은 2019년부터 준비해 2020년 3월에 출시했습니다. 이제 4년이 조금 넘은 서비스죠. 마플을 이용해 상품을 제작해 판매하는 신진작가분들이 있었는데, 이 분들이 제작부터 배송, CS까지 담당하는 풀필먼트 서비스를 필요로 한다고 생각해 시작했습니다. 저희 서비스에서 상품을 제작하고 타 플랫폼으로 판매할 때 데이터 흐름이 끊기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했고요.

어떻게 보면 운이 좋았습니다. 크리에이터 시장이 이렇게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시작한 건 아닙니다. 저희 제품을 잘 팔기 위해서, 작가분들이나 크리에이터 분들의 커머스적인 역할을 저희 인프라를 통해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오프라인에서 하다가 온라인으로 넘어왔는데요. 그 계기가 궁금합니다.

초기에 온라인 커머스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시작할 당시 돈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 때에는 투자 개념이 많이 없었기도 했고, 제가 스타트업 등과의 관계가 없어 잘 몰랐거든요. 돈이 많지 않으니, 온라인에서 마케팅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 때에는 온라인으로 옷도 잘 사지 않는 시기였으니까요.

그래서 오프라인 진출은 저희에게 생계이자 마케팅 수단이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고객을 만나 주문을 받자고 생각했고, 홍대에서 매장을 운영을 했습니다. 이후에는 이태원에서 두 번째 매장을 열었고요.

그런데 매장을 두 개 정도 운영하니, 규모를 키우려면 계속 매장을 내야 하는데 제가 하고 싶었던 방향과는 안 맞는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온라인을 다시 도전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지금의 CTO가 팀에 합류한 뒤 온라인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온라인 POD 서비스인 마플에서, 커머스 플랫폼 마플샵까지로 확장했습니다. 앞서 데이터가 끊기지 않는 서비스를 제공하려 했다고 했는데요, 이 때 크리에이터에게의 이점이 어떤 건가요?

크리에이터가 스마트스토어나 다른 플랫폼을 이용해 판매한다고 하면, 먼저 생산을 해야 합니다. 또 재고를 보관하기 위한 비용도 필요하고요. 또 상품을 촬영해서 플랫폼에 상품 등록을 해야 하죠. 판매 이후 소비자에게 배송을 하고, CS도 해야 하고요.

그런데 크리에이터는 애초에 커머스를 하는 분들이 아닙니다. 콘텐츠 제작자에 가깝죠. 그렇다보니 상품 제작부터 배송, CS까지의 풀필먼트 과정을 혼자 다 하면, 콘텐츠를 만들 시간이 사라지는 어려움이 생깁니다.

데이터가 끊긴다는 건, 판매할 때 중간 단계에서 여러 이슈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샘플을 만들고 촬영해 등록했다고 해서 끝나는 일이 아니라, 상품은 교환, 반품, 주소 변경 등 여러 CS가 발생하니까요. 예를 들어 스마트스토어에서 주문이 발생하면, 크리에이터는 저희에게 다시 주문을 넣어야 합니다. 그런데 교환, 주소 변경 등 상황이 바뀌면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는 저희와 계속 소통하면서 일해야 하죠.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는 공수가 많이 필요합니다.

콘텐츠를 주력으로 하는 이들이 커머스로 사이즈업을 할 때, 마플코퍼레이션에서 제작부터 배송, CS까지 모두 맡는 일종의 생산라인의 풀필먼트 서비스로 이해되네요.

크리에이터 분들 중에서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라고도 합니다만, 저희는 크리에이터들에게 복잡하고 어려운 일을 대신 해드리는 역할, 그리고 크리에이터들이 수익화할 수 있는 창구라고 보고 있습니다. 크리에이터의 수익화에는 광고, 커머스, 강연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커머스 측면에서는 마플이 담당하는 거죠.

마플이 보는 크리에이터 커머스 시장

크리에이터 커머스 시장은 점차 다분화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크리에이터가 직접 굿즈를 만들어 파는 식, 혹은 브랜드 캠페인을 진행하는 방식이었다면요.

이제는 브랜드 상품의 실질적인 판매까지 책임지고, 브랜드와 수익을 공유하는 방식이 대세입니다. 예를 들어 크리에이터가 광고로 제작한 상품 홍보 영상에 연결된 링크에서 창출된 수익을 브랜드와 크리에이터가 나누는 거죠.

이 때 마플코퍼레이션을 통해 유튜브쇼핑 전용 스토어를 개설하고 상품을 판매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마플코퍼레이션이 굿즈에서 시작해 설로인 한우, 가수의 음반, 이제는 김까지 파는 이유입니다.

여기에 더해 크리에이터의 양상도 달라지고 있다고요. 크리에이터 커머스 시장에 대한 박 대표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이하 박혜윤 대표와의 질의응답)

마플코퍼레이션은 유튜브쇼핑을 함께 하고 있는데, 저희는 지금이 일종의 과도기라고 보고 있습니다.

마플샵은 굿즈를 만들어주고 판매를 대행하는 플랫폼입니다만, 유튜브랑 협업해서 일하다보니 크리에이터가 꼭 굿즈만 팔지는 않더라고요. 예를 들어 강연 티켓팅, 전자책이 있죠.

크리에이터 커머스 시장의 예전 모습과 지금을 살펴보면요. 예전에는 MCN 기반으로 홍보 활동을 하고 PPL 형태의 광고를 받는 식이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선행 비용이 있는 겁니다. 브랜드가 크리에이터를 통해 브랜드를 노출하는 광고를 하는데, 매출을 보장하는 광고가 아니어도 먼저 광고비를 내죠. 그런데 조회수, 댓글 등 수치를 봐도, 직접 매출로 이어지지는 않아 브랜드 입장에서는 선지불한 비용을 생각하면 리스크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크리에이터 커머스 시장도 수익 공유 방식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인플루언서 공동 구매처럼 크리에이터가 홍보해 상품을 판매한 대로 수익을 일정 부분 공유하는 거죠.

이 때문에 저희도 일반 상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풀필먼트 측면에서 제작부터 마지막까지 책임졌다면, 크리에이터 커머스 관점에서 봤을 때 중개까지 하는 성격이 더해졌습니다. 일반 상품을 파는 거죠.

마플샵 경우, 이전까지는 유튜버와는 거리가 먼 일러스트레이터 등의 제작 굿즈 비중이 높았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유튜버와 같은 새로운 방식의 크리에이터들의 광고 상품을 통한 중개사업이 늘어나면서, 정체성이 모호해질 수 있지 않나는 생각도 듭니다.

마플샵 출시 초기, 저희는 예비창업자나 신진 작가 등에 대한 시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이분들의 난관을 해결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출시 후 운영을 하고 보니 그런 분들보다는 일반 크리에이터의 니즈가 더 높았습니다.

이 때 크리에이터가 꼭 그림을 그리고 일러스트를 하고, 수공예를 하는 분들만 있는 게 아니니 글, 그림, 말, 영상 등 콘텐츠에 제안을 둘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게 시장에서 저희에게 요구하는 니즈라고도 생각했고요.

어떻게 보면 ‘굿즈 팔던 회사가 왜 갑자기 김을 팔아?’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김을 팔지는 않았고요, 인디밴드에서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인디밴드 소속사에서 LP와 티셔츠를 음반과 함께 팔면 상품에 따라 이곳 저곳에 판매하죠. 음반은 음반 판매처, 굿즈는 마플샵처럼요.

그런데 소규모 엔터테인먼트 회사 입장에서는 저희가 풀필먼트도, 배송도 해주니 굿즈 제작에 더해 음반까지 입고시킵니다. 크리에이터나 아티스트 입장에서는 풀필먼트 대행을 해줄 뿐만 아니라 앨범만 팔 걸 굿즈까지 패키지로 묶어 파니 수익이 더 생기고요. 저희도 객단가가 높아집니다. 팬 입장에서는 한 번에 배송 받을 수도 있고요.

이 때 ‘우리가 만든 것만 잘 팔 필요가 없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업이라는 게 내가 기획한 대로 흘러가진 않잖아요. 결국 시장의 필요를 우리가 맞출 수 있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엄청난 돈이 있지 않으면 좋은 서비스를 내도 시장을 우리가 만들 수 있지 않고요. 시장에서 요구하는 걸 우리가 따라갈 수 있고, 시장에서 필요한 걸 빠르게 대응하고 따라가야 살아남을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엔터테인먼트사의 필요에 의해 출발했고, 아티스트의 응원봉과 남은 팝업스토어의 상품을 판매하거나 나눔하기 위한 업무 대행도 하기 시작했고요. CS 등 하나씩 늘리다가 이제 MCN처럼 브랜드와 크리에이터를 연결하는 역할까지 확장했습니다.

유튜버와 브랜드를 연결하는 일을 한다고 했는데, 유튜브쇼핑과의 시작이 궁금합니다. 최근 시작한 건가요?

시기적으로 보면 유튜브쇼핑이 들어오기 전부터 제휴사였습니다. 지금은 쿠팡, 카페24, 마플코퍼레이션까지가 한국의 파트너사인데요.

첫 제휴 때는 미국 본사에서 연락을 받아서 제휴를 시작했습니다. 미국에는 이미 지적재산권(IP) 커머스 시장이 거대합니다. 마플과 같은 POD 산업도 고도화돼 있고요.

그렇다보니 미국 본사에서는 한국 시장에서 크리에이터 풀필먼트 서비스를 대행하는 POD서비스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당시 생산부터 풀필먼트까지 하는 곳이 저희밖에 없어서요. 2021년부터 제휴해 시작했습니다. 그 때는 굿즈만 판매를 했죠.

카페24와 마플코퍼레이션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솔루션과 서비스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카페24는 쇼핑몰 커머스 솔루션입니다. 운영 주체가 크리에이터여야 하죠. 크리에이터가 상품 등록, 배송 등을 모두 해야 합니다. 만일 크리에이터가 커머스를 본격화하거나 브랜드를 운영한다면, 카페24를 쓰는 게 맞을 수 있습니다.

반면 저희를 이용하는 크리에이터는 365일 상시로 커머스를 하지는 않습니다. 장점이자 단점일 수 있지만요. 일종의 이벤트나 팝업이죠. 저희끼리는 온라인 팝업 스토어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한정 기간 동안 한정 수량만 판매하니까요. 굳이 처음부터 전자통신판매사업자까지 등록하는 시장과는 다릅니다. 그래서 유튜브가 함께 하려고 했던 것 같기도 하고요.

크리에이터 커머스의 롱테일 시장을 잡고 있는 것이군요.

마플이 데이터로 예측하기 어려운 단편적인 판매가 계속 일어나고 있는데, 마플 입장에서는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게 고민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언제나 좋은 IP가 있는 것도 아니고요.

어쨌든 매출은 계속 성장하고 있습니다. 제가 엔터테인먼트 시장은 잘 모르지만 크리에이터도 흥망성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IP와 스타가 계속 등장하죠.

그런데 마플코퍼레이션은 일종의 서비스업이니까요. 시간이 흐르고 저희 업력도 계속 쌓이면서, 다른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새로운 크리에이터들이 계속해 유입돼 마플샵에서 판매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정말 롱테일입니다. 다양한 크리에이터들이 실시간으로 판매를 진행하고 있고요. 매출이 튈 때는 대형 IP가 판매할 경우인데, 그렇게 대형 IP가 계속 들어오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죠.

현재 마플샵의 크리에이터는 몇 명인가요?

현재는 7~8만명 그 사이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요즘에는 또 연령대가 낮은 분들이 많습니다.

이건 좀 다른 이야기인데, 틱톡에서 브랜드 창업을 검색해 보시면 저희가 되게 많이 나오거든요. 틱톡 유저가 대체로 나이가 어린 친구들이죠.

제가 깜짝 놀란 건 이들이 GPT를 써서 브랜드 이름을 짓고요. 제미나이를 써서 이미지를 만듭니다. 또 이걸 혼자 하지 않고 팀을 만들어서 브랜드를 만드는 영상이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마플샵에 샵을 신청하고, 수익이 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걸 보면서 크리에이터가 굉장한 아이디어가 있거나, 확실한 콘텐츠가 있거나 전문지식이 있는 사람들이 아닐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예전에는 비디오 카메라가 있어야 촬영을 할 수 있었다면, 지금은 영상 편집도 대부분 쇼츠로, 핸드폰으로 많이 만들잖아요. 마플샵을 포함해 다양한 소프트웨어도 발달하고요.

이전 세대의 크리에이터와 지금 크리에이터를 굳이 비교해 보면, 저연령대 크리에이터들이 다양한 도구를 가지고 이 시장에 도전한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이게 가장 큰 차이점일까요?

그렇죠. 원래 아이돌을 보고 큰 친구들이 아이돌이 되잖아요. 그런 것과 비슷하다고 봅니다. 덕질을 했던 세대들이 콘텐츠 생산자가 되는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의 팬이었던 친구들이 경험이 있는 거죠. 자라면서, ‘나도 창작을 해야겠다’ 생각하는 거고요. 창작 욕구는 인간의 기본 본능같아요. 지금 알파세대는 애초에 모바일 폰 화면을 보고 자란 세대잖아요. 폰을 가지고 뭔가를 만들고 라이브를 켜서 말하는 데에 거부감이 없는 거죠. 콘텐츠를 만들어서 뭘 할 거야라는 목표가 있는 것보다는 일기처럼 올리는 분도 많고요. 사고도 열려 있고요.

‘콘텐츠를 만들어야지’가 아니라 일상에 녹아든 것 같은 거죠. 자연스럽게요. 크리에이터 시장이 고도화될 수록 나이에 상관 없이 크리에이터가 많이 생길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도 실버 크리에이터들도 많거든요.

크리에이터 커머스 시장에서 마플만의 차별점이 있나요?

크리에이터 커머스 시장을 보면, 다들 커머스를 한다고 하지만 저희같이 생산부터 판매, CS까지를 총괄해 대행하는 서비스가 없는 것 같습니다. 대체재가 없는 게 저희가 생존을 계속 할 수 있는 이유인 것 같기도 합니다.

이 사업은 비즈니스 플랜 자체만 보면 이상적입니다. 크리에이터가 커머스를 하는데 중간에서 돕는 사업이니까요. 그런데 인프라 투자가 많이 들어갑니다. 사람, 돈뿐만 아니라 시스템을 갖춰야 합니다. 또 인프라와 노하우, 운영까지 쌓는 데에 시간이 걸립니다.

예를 들어 마플샵 경우 실물 상품을 제작하고 배송하고. 제조업과 물류, IT까지 모두 필요하죠. 크리에이터 매니지먼트 회사가 커머스를 잘하기 쉽지 않은 이유입니다. 다들 SM엔터테인먼트 등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굿즈 사업을 많이 생각하는데, 생각해 보면 20년 가까이 굿즈 제작의 경험이 있는 회사입니다.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네이버웹툰도 돈과 사람이 없어서 저희랑 하는 건 아닙니다.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도 있으니까요.

네이버웹툰 경우, IP가 정말 많은데, 존재하지도 않는 상품을 굿즈로 제작해 고객에게 판매해야 합니다. 3년 전 네이버웹툰과 일을 시작할 당시 네이버웹툰 작가가 400명이었는데, 지금은 3000명입니다. 이들의 상품을 다 소량제작으로 만들어주기는 어렵죠. 그렇다고 잘나가는 작가만 상품을 판매하고 다른 건 안팔수는 없다보니까요.

커머스솔루션만으로는 해결이 안되는 영역입니다. MD가 붙어서 상품 제작과 비용 집행, 물류창고도 필요하고요. 또 IP 사업 특성이 재고가 생기면 할인해서 팔 수가 없습니다. 가치가 떨어지고요. 테마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크리스마스 테마의 이벤트 상품을 팔았는데 이월할 수가 없습니다 .패션 브랜드는 그나마 할인 판매나 아울렛 등이 있는데 IP는 안되니까요.

저희는 재고가 없이 바로 제작해 판매하니까 비용이 서로 안듭니다. 저희도 선제작 비용이 없고 크리에이터나 IP도 선제작비용이 없죠. 고객 결제 후 물건을 생산합니다.

마플샵은 뭘 하고 싶나

크리에이터와 관련된 마플코퍼레이션의 이야기를 먼저 봤으니, 정확히 어떤 일들을 하는지, 실적은 어떤지 더 살펴볼까요?

마플코퍼레이션은 IP와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관점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실물에서 무형까지, 한국에서 해외까지의 계획도 가지고 있네요.

올해 매출 목표는 얼마인가요?

지난해에는 340억원 정도고 올해 목표는 500억원입니다. 현재(9월 초 기준) 작년 매출은 넘었고요. 커머스의 꽃은 연말이니 잘 해봐야겠죠.

마플코퍼레이션의 매출 비중은 어떤가요? 또 마플샵 내에서 크리에이터의 굿즈와 유튜버의 판매 매출 중 어떤 게 더 높은지 궁금합니다.

2022년까지는 POD 서비스인 마플이 매출이 가장 높았다면요. 지난해부터는 마플샵이 마플의 매출을 따라잡았습니다.

마플샵에서의 유튜버와 일반 크리에이터의 매출 비중을 보면, 저희 경우에는 유튜버가 조금 더 높습니다.

마플샵 크리에이터를 보면 틱톡커, 유튜버,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 숲(구 아프리카TV)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는 유튜버 비중이 높습니다.

지난해 영업이익(4454만원)이 났는데, 궁금하더라고요. 크리에이터를 위한 풀필먼트 서비스 자체가 인력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이다보니 비용도 클 것 같은데요. 영업이익이 나기 시작한 이유가 중개 사업의 비중이 늘어서일까요?

저희가 원래 2017, 2018년 마플만 했을 때까지는 수익이 났습니다. 그런데 마플샵을 하면서 저희도 광고 등에 투자하면서 마케팅 비용을 썼습니다. 이 때 메스 광고를 진행하면서 적자폭이 커졌고 지금은 선순환이 돼 안정적으로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지금 잘하고 있는 게 뭔가요?

마플코퍼레이션은 브랜드를 크리에이터와 연결하기도 하지만, 크리에이터가 원하는 상품을 아예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지난해부터 최소 주문 수량(MOQ)이 있는 상품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크리에이터가 만들고 싶어하는 게 피규어나 타로카드와 같은 상품이면, 이건 MOQ가 있는 거죠. 니즈가 다양합니다. 인형, 키보드, 마우스 등까지요.

그런데 이 경우에는 크리에이터가 제조사를 찾아야 합니다. 대신 저희가 제조사를 찾아 제작하고, 크리에이터에게 납품하는 거죠. 기존에는 저희가 재고 없이 주문이 들어오면 상품을 제작하는 식이었는데, 이 경우에는 기본적인 제형이 한정적이었다면 상품을 늘릴 수 있습니다.

이 때 크리에이터가 팬들에게 홍보하는 상품이니 매출이 잘 납니다. 한정판 상품인 경우가 많기도 하고요. 크리에이터가 제작해 판매하니 대체재도 없어 가격 경쟁을 하는 시장도 아닙니다.

저희는 최근 게임사, 웹툰 등 IP사와 협업해 인지도 있는 크리에이터들이나 IP와 협력해 상품 제작을 합니다. 예를 들어 최근 인기가 많아지고 있는 피규어 경우에도 중국 공장을 섭외해서 만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오프라인도 다시 진출했습니다. 이유는 뭔가요?

저희가 크리에이터와 하고 있는 게 온라인 팝업이더라고요. 단기간으로 테마를 가지고 판매하니까요. 그런데 코로나가 끝나면서 오프라인 팝업에 대한 니즈가 늘어났습니다. 크리에이터들도 오프라인 팝업을 필요로 했고, 저희에게 크리에이터 팝업을 함께 하자는 영업적인 측면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간단한 쇼케이스를 할 수 있는 쇼룸, 아니면 팬미팅처럼 오프라인에서 크리에이터와 팬이 만날 수 있는 공간을 운영하면 더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겠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요. 일이 많아지고 있습니다.(웃음) 그래도 팝업 스토어를 한 달에 1, 2번 하고 있는데,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는 마플을 이용해야 하는 이유가 생기는, 일종의 락인 효과가 생기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요즘 힘드신가 봐요.

저희가 하는 일의 종류가 너무 많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크리에이터라는 주제는 하나인데, 저희의 서비스 운영 구조가 점차 복잡해지고 있는 거죠. 예전에는 제작하는 제품이 많았다면, 이제는 서비스 종류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광고주와의 연결, 오프라인 운영 대행, 크리에이터의 상품 제작, 굿즈 등 POD 제작 등까지요. 서비스 복잡도가 높아지다보니, 실시간으로 이슈를 처리하는 게 어려운 것 같습니다.

앞서 마플이 제조업 기반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고 했는데, 다양한 신사업을 포함한 마플의 방향성은 무엇인가요?

저희는 IP를 판매하는 회사가 아니라 서비스업을 하고 있습니다. 서비스를 안정화하고 고도화하는 거죠. 온라인 마플은 B2B로 가는 걸 방향성이라고 생각합니다. B2B 방향의 판촉, 팝업스토어, 제품 납품 등 시장도 굉장히 크거든요.

제조와 풀필먼트 관점에서도 저희가 이제는 다 생산하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100% 생산했다가 협력사를 확보하면서 이제 저희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고객을 관리하고 뒷단의 물류를 하고 요. 이제 제품을 가진 소상공인을 잘 모으는 게 마플의 역할이고요. 마플샵은 크리에이터 수익화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업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서비스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크리에이터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라고 생각해서 하고 있는데요. 크리에이터 커뮤니티 툴 ‘사이어티’입니다.

크리에이터가 팬들과 커뮤니케이션하거나 멤버십 서비스를 하는 등 온라인에서 디지털 콘텐츠를 유통하는 걸 바랄 수 있죠. 크리에이터가 팬들과 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크리에이터가 흐름이 끊기지 않고 커머스까지 연결해서 수익화할 수 있는 모델입니다. 기술 고도화 등 준비를 더 해서 멤버십부터 시작해 마플샵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테스트를 해보려고 하는 상태입니다.

해외 시장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지금 해외 결제나 물류를 하고 있거든요.

케이팝이 아니라 웹툰이나 웹소설도 해외팬이 진짜 많습니다. 예를 들어 리디북스에서 연재한 ‘상수리나무 아래’ 굿즈를 판매하면 구매 고객 중 해외 팬 비중이 정말 높습니다.

생각해 보면 크리에이터에게도 해외 팬이 있는데, 이분들이 굿즈를 살 방법이 없죠. 보통 배대지(배송대행지) 통해 사는데요. 그런데 크리에이터나 기업 입장에서는 도어투도어로 배송되기를 바라고요.

그래서 저희도 인프라세팅을 하고 협력을 하면서 해외 풀필먼트가능 기업과 PG사와 계약하며 셋업해왔고 지금은 해외 결제와 배송도 됩니다. 80개국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크리에이터 해외 서비스로 출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현 서비스에 영문과 일문 정도는 기본적으로 세팅했습니다. 이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구축되면 해외 시장으로 가려고 합니다. IP 사업이 강한데, 저희와 같은 서비스가 고도화되지 않은 일본 시장도 있고요. 가장 해보고 싶은 시장은 미국이죠. 어느 시점에는 사이드 프로젝트처럼 레딧에서 론칭할 수도 있고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구체적인 계획이라던지요.

저는 원래 계획이 없는 것 같아요. 계획은 시장이 만드는 거죠. 저희는 시장을 잘 따라서 가는 게 맞지 않을까요?

어떻게 보면 운이 좋아 잘 가고 있습니다. 이 시장에 선두 주자로 들어와 지금까지는 잘 살아남았죠.

제 목표는 안전하게 성장하는 겁니다. 또 저도 일한 지 오래되었다 보니 함께 창업한 분, 개발자, 신입사원으로 시작해 이제 9년차인 분도 있습니다. 같이 셋업하고 키운 멤버들과 안전하게 잘 생존하는 게 미션입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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