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반쪽짜리’ 권고 수용… “T월드만 신규가입 중단, 위약금 면제 유지”

2025-05-02

“판매점은 신규가입·번호이동 그대로

위약금 면제는 이사회 논의·의결 사항

유심 택배 불가…교통비 지원 검토 중”

당국 요구한 ‘100% 보상방침’은 아직

“판매점에 대해서는 (신규가입·번호 이동) 중단을 (요구하지) 못 하는 쪽으로 결론 내렸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CEO)는 2일 서울 중구 SKT 타워에서 개최한 일일 브리핑에서 당국의 행정지도와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SK텔레콤과 직접 계약을 맺지 않는 판매점에 대해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판매점은 대리점보다 더 소상공인이기에 영업 중단을 말하기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정부의 행정지도를 절반만 수용한 조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전날 “SKT에게 유심 공급망이 안정화될 때까지 신규가입과 번호이동 수요를 받지 말라”고 강력하게 권고했다. 사실상 SKT 차원에서 새로운 가입자가 없게끔 조치하라는 뜻이었지만, SKT는 대리점과 판매점을 구분해 행정지도를 받아들인 것이다.

유 대표는 당국이 검토를 주문한 ‘해지 위약금 면제’에 대해서도 “종합적인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앞서 소비자단체를 중심으로 이번 가입자 유심(USIM) 정보 유출 사건에 다른 통신사를 이용하고 싶은 기존 SKT 가입자들은 해지 시 위약금을 면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정부가 SKT에게 직접 검토를 요청했지만, 유 대표는 “국회 청문회에서도 밝혔듯 CEO 단독으로 못하고 이사회 논의와 의결을 거쳐야 한다”며 “이사회 논의와 과기부 법무 검토 등이 끝나면 판단할 예정인데 시기에 대해 특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SKT는 당국 권고대로 이날부터 일일 브리핑으로 이번 해킹 사건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당국이 요구한 ‘피해 보상’ 방침은 아직 거론되지 않았다. 전날 당국은 해킹 사고에 따른 이용자 피해 발생 시 100% 보상방침을 책임지는 방안도 일일 브리핑 설명 대상에 포함하라고 주문했다.

유심 신속 교체 방안으로 거론됐던 택배 유심 발송 서비스에 대해선 “현재 매장에서 유심을 교체하려는 고객을 상대하기에도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유심 교체하는 고객을 위한 교통비 지급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유 대표는 유심 교체 관련 스미싱 문자가 발송되는 상황을 언급하면서 “이번 사태로 스미싱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기에 경찰청이나 관계기관과 스미싱 방지에 대해 충분히 알리겠다”고 말했다. 또 문자 발송, 신고 지연 등 초기 대응이 늦어진 데 대해서는 “침해를 인지하고 나서 24시간 내 유출 등을 제대로 신고하지 못한 점 뼈아프게 생각하며 어떤 경우에도 벌을 받아야 하는 잘못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거듭 사과했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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