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003490)이 호반건설의 지분 공세에 맞서 본격적인 경영권 방어에 나섰다.
한진칼(180640)은 자사주 44만 44주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한다고 15일 공시했다. 보통주 기준 약 0.7%에 해당하는 지분이다.
출연 주식 가격은 전일 종가 기준 주당 15만 600원으로, 총액은 662억 7000만 원에 달한다. 한진칼은 이번에 보유 중인 보통주를 전량 출연했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한진칼이 주식을 사내복지기금에 증여하면, 기금이 소유한 주식으로 전환되며 의결권이 생긴다.
이번 조치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 우호지분은 19.96%에서 20.66%로 증가했다. 이는 호반건설이 확보한 18.46%와의 격차를 1.5%포인트에서 2.2%포인트로 확대한 것이다. 호반건설은 최근 장내매수를 통해 한진칼 지분을 17.44%에서 18.46%로 늘리며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높였다.
주가도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경영권 분쟁으로 양측의 경쟁적 지분 매입이 있을 것을 예견하면서다. 한진칼 주가는 13~14일 이틀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했지만, 15일에는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17% 하락한 12만 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편, 한진칼은 이날 계열사인 정석기업의 주식 15만 469주를 520억 6200만 원에 추가 취득한다고 별도 공시했다. 한진칼은 이를 “정석기업에 대한 지배력 강화 조치”라고 설명했다. 주식 취득 이후 한진칼의 정석기업 지분은 60.49%로 상승하게 된다. 그룹 지배구조 강화를 통한 경영 안정화 전략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한진칼의 잇따른 조치가 호반건설의 지분 확대에 대응한 경영권 방어 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한편 한진칼 지분을 10.58% 보유해 경영권 분쟁의 키를 쥐고 있는 산업은행은 한진칼 지분 매각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까운 시일 내 한진칼 경영권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서 호반으로 넘어갈 가능성은 낮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