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GC인삼공사가 임왕섭 신임 대표를 영입하면서 국내 사업과 해외 사업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지난해 안빈 대표가 선임된 지 1년 만의 변화다. 사업 전문성을 강화해 국내외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포부가 읽힌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GC인삼공사는 지난 12일 주주총회를 열고 임왕섭 신임 대표를 선임하면서 각자대표 체제를 도입한다. 임 신임 대표는 인삼공사의 국내 사업을, 기존 안빈 대표는 해외 사업을 총괄해 각 사업 분야의 전문성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KGC인삼공사는 KT&G 3대 핵심사업 중 하나인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이번 인사로 인삼공사는 글로벌 '탑 티어(Top-Tier)' 기업을 목표로 하는 KT&G가 해외 시장에 방점을 찍은 만큼 글로벌 시장 확대 및 수익성 증대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국내 시장에서 건강기능식품 '정관장' 브랜드 자산 강화와 마케팅 경쟁력 제고를 꾀한다.
각자 대표는 지난해 하락세로 돌아선 실적을 반등시켜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KT&G IR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기능식품 사업 부문은 매출이 1조316억원으로 전년 대비 6.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7.7% 줄어든 964억원을 냈다. 지난해 처음 건기식 영업이익 1000억을 넘겼는데 1년 만에 깨졌다. 영업이익률은 8.4%에서 7.4%로 하락했다.
경기 침체로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주춤하고 비효율 채널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매출이 줄었고, 영업이익의 경우 국내 매출이 줄고 신규 브랜드 출시로 인한 마케팅 비용에 의해 하락했다.
긍정적인 건 해외 매출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건강기능식품의 글로벌 비중은 2022년 20.5%에서 2023년 24.2%, 지난해 28.9%로 올랐다. 지난해의 경우 국내 매출은 2023년 1조원대에서 9000억원대로 감소했으나 해외 매출은 3370억원에서 3765억원으로 증가했다.
임왕섭 대표는 KT&G에서 전자담배 '릴' 브랜드를 구축한 경력을 토대로 건강기능식품 '정관장' 브랜드의 국내 사업에 집중한다.
1971년생으로 KT&G에서 마케팅본부 ESSE 부장, 브랜드실 실장, 제품혁신실 실장 등을 지냈고, 전자담배(NGP)사업단에서 단장과 본부장을 거쳐 인삼공사 대표로 직을 옮겼다. 그는 전자담배 릴 브랜딩 및 제품 경쟁력을 강화해 주력 브랜드로 키운 마케팅 전문가다.
안빈 대표는 지난해 해외 시장에서 낸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에 더욱 주력하게 된다.
안 대표는 약 25년간 KGC인삼공사에서 마케팅전략·브랜드·화장품사업 부서 등에 몸담은 내부 전문가로, 대표 선임 직전 글로벌본부장을 역임하며 해외 사업을 이끈 경력이 있다. 안 대표는 국가별 맞춤형 제품 개발과 채널 확장으로 글로벌 종합건강기업으로의 기반을 닦았다.
KGC인삼공사의 건강기능식품 사업은 새로운 체제 아래에서 신속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을 바탕으로 국내외 균형 있는 성장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각자대표 체제를 도입하게 됐다"며 "변화와 혁신을 통한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건식시장에서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 글로벌 탑 티어 건강기능식품기업으로서의 미래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