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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현(20·한국체육대학교)이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나현은 지난 8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여자 100m 경기에서 10초 501로 1위를 차지했다.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빙속 여제’ 김민선(26·의정부시청)을 불과 0.004초 차이로 제쳤다.
이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처음 도입된 스피드스케이팅 100m는 선수들에게도 관객들에게도 낯선 종목이다. 개최국인 중국은 자국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매스스타트를 빼고 100m 레이스를 신설했다. 그러나 중국은 이번 여자 100m에서 메달을 따지 못했다. 이나현이 금메달, 김민선이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대만의 천잉추가 동메달을 가져갔다.
이나현은 전날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연습할 때 500m를 위해서 항상 100m를 뛰었었으니까 연습한 대로만 하고 오자는 생각으로 그 과정을 생각하며 뛰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 해본 종목이라 너무 재밌었고 근소한 차이로 이겨서 쫄깃쫄깃한 느낌이었다”라며 대범하게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나현은 이번 대회에서 많은 것을 처음 경험한다. 국제종합대회도, 금메달도, 100m도 처음이다. 이나현은 “부담이 조금은 있었는데 처음 나가 보는 아시안게임이기도 하고 저는 잃을 것도 없는 포지션이라 마음 편하게 준비했다”라며 “선수들과 배지 교환도 많이 하고 호텔에서 국가대표 언니, 오빠들과 재밌게 지내고 있다”라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0.004초 차이로 승부가 갈린 만큼 결승선을 통과하고 나서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다. 이나현은 “처음에는 동시 타이밍이라고 떠서 ‘누구지, 누구지’ 하다가 뒷자리 수가 공개됐을 때 ‘이겼다, 1등이다’ 했다”라고 말했다.
이나현은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김민선을 이긴 것에 대해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차근차근 이렇게 하다 보면 점점 비슷해지면서 언니를 따라가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이나현은 “아시안게임에서는 어떤 종목이든 메달 하나를 따는 게 목표였는데 첫날부터 금메달을 땄다”라며 “첫 국제종합대회 금메달이라 너무 기억에 남는 메달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저는 이제 시작이다”라며 “앞이 창창한 선수라고 저를 소개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