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후 심리상담사/칼럼니스트/논설위원

요즘 들어 소송, 보이스 피싱, 사기, 계엄, 탄핵정국 등의 이슈로 상담실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중 60대에 소송을 하다가 가정 경제가 무너진 사례를 토대로 이야기를 시작해 보려 한다. 가장이 사기를 크게 당하면 그의 가족은 뿔뿔이 흩어지고 사회는 혼란에 빠진다는 점에서 보면 사기꾼은 가정 파괴범이자 반사회적인 존재다. 사기꾼은 오히려 잘 살아가지만, 피해자는 궁핍한 생활을 하게 된다. 사기죄의 기소율이 20%에도 못 미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기 혐의를 밝히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그러므로 사기 예방이 중요하다. 우리는 언제 사기를 당할지 모르는 잠재적 피해자다.
ㅁㅁ공화국에서 살아남으려면? 전국 법원에 접수된 소송 사건이 3년 만에 증가했다고 한다. 인구 수가 줄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여파가 사라지면서 민·형사와 가사사건이 모두 늘어 ‘소송 공화국’의 면모를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경제 규모가 커질수록 사건이 복잡해지는 데다 한국 특유의 소송 만능 문화가 결합되면서 재판 지연, 수사 지연 등 이슈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코로나19가 일상으로 복귀하면서 분쟁이 늘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 원래 소송이 세계적으로 많은 국가인데다 재판 결과에 불복하는 사회 분위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도 풀이된다.
소송을 예방하고 소송 공화국에서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소송의 근본적인 원인과 본질은 오랜 시간 갈등관계에서부터 출발한다. 한 명의 사람이 누군가를 잘 되게 만드는 것은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반대로 누군가를 힘들게 만드는 것은 참 쉽다. 갈등은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아주 사소한 말과 행동에서 시작된다. “그 형은 그때 왜 그렇게 말했을까요? 아마, 자신이 나에게 그런 말을 했는지 기억도 못 할 거예요.” 말을 뱉은 사람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 말을 들은 사람은 몇 년이 지나도 당시 받았던 말의 상처를 오랜 시간 기억하며 갈등 관계가 지속된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는 말이 비슷한 의미다.
갈등 관계의 사람이 많을수록 그 손해는 모두 나에게 돌아온다. 따라서 우리는 어떤 누구라도 쉽게 보고 행동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나의 삶은 힘들어진다. 갈등관계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 ‘이런 말을 해도 될까?’라는 생각이 들 때는 하지 않는다. 둘째, 뒤에서 타인의 이야기를 할 때는 무조건 좋은 이야기만 한다. 셋째, 나랑 마음이 맞지 않는다 생각이 들 때는 상대가 눈치채지 못하게 적당한 거리를 둔다. 넷째, 우리 모두는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기억하고 무조건적으로 존중한다.
갈수록 이슈가 많은 힘든 사회라 요즘은 평범한 삶이 귀한 삶이라 느껴진다. 평범하고 귀한 삶을 살고 싶다면 조금의 갈등관계도 만들지 않도록 조심하고 나의 말과 행동으로 누군가가 상처를 받지는 않을지 항상 생각하자. 갈등 관계가 생기는 순간 평탄한 길은 진흙길이 되고 이러한 관계가 지속되다 보면 분노와 복수심이 생긴다. 세상의 에너지의 흐름이 빨라지고 치열해지면서 사람들의 분노 에너지도 급격하게 커지고 있다. 나부터 나의 말과 행동에 주의를 기울여 하루빨리 소송, 사기, 피로 공화국에서 행복 공화국으로 변화되는 대한민국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