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 두산밥캣(241560)과 두산로보틱스(454910)의 분할·합병안을 처리하기 위한 주주총회를 앞둔 두산에너빌리티(034020)가 3일 주주들에게 2·3차 주주 서한을 발송했다. 지난 8월 4일 보낸 1차 주주 서한 이후 4개월 만이다.
두산(000150)에너빌리티는 박상현 대표 명의의 서한에서 "일부에서는 밥캣 지분을 외부에 매각하는 것이 더 낫다는 취지의 주장도 있으나 매각절차를 시작하게 되면 딜러나 직원들이 동요하게 돼 사업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지분매각은 아주 긴박한 상황이 아니면 함부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아니다"고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깊은 고민과 검토 끝에 금번 사업구조 개편이 밥캣 외부 매각 방안에 비해 주주님들과 회사 모두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며 "매각 시기 및 매각 성사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밥캣의 경우 해외사업장이 대부분이어서 밥캣의 매출 규모 등을 고려하면 국내 및 유럽연합(EU) 포함 10개국 이상에 기업결합신고가 필요한데 그 승인이 언제 완료될지 예측하기 어려우며 매수자가 누구냐에 따라서 승인이 거절될 리스크도 있다"며 "회사는 투자의 속도와 타이밍이 사업성과에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해 거래의 확실성과 신속성이 보장되는 분할합병 방식을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사우디 등 중동지역의 전력수요 급증에 대비한 해외복합발전 프로젝트 급증, 소형모듈원전(SMR) 및 가스터빈 발주 확대 등 사업 기회 확대를 예상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캐파(생산능력) 확보를 위해 매년 최소 5000억~6000억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며 적기에 신속한 투자가 진행되었을 때 비로소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논란이 됐던 합병비율에 대해서는 "밥캣 지분의 시가에 43.7%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적용해 밥캣 1주의 수익가치를 7만원 이상으로 평가했다"며 "현재 시장의 컨센서스인 밥캣 세전이익(EBIT) 추정치 8000억원 대비 거의 9~10배를 인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밥캣 지분의 가치를 미국 상장된 캐터필러나 디어 등과 비교하지만 주력 사업군도 다르고 매출이 밥캣의 9배에 달한다"면서 "미국 시장에서 지배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지분가치를 단순히 동일하게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가 합병 반대를 권고한 데 대해서는 "ISS의 분석에 중대한 오류 또는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일방적 주장이 포함돼 있다고 판단한다"고 반박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ISS는 이번 개편이 사외이사들로만 구성된 특별위원회에서 검토되지 않았다는 점을 중요하게 지적하고 있으나 이는 한국 상법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국내 상법에 의하면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분할합병은 이사회 내 위원회에 위임이 불가능하다"며 "국내에서는 그와 같은 사례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