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만나코퍼레이션, '신분 세탁' 지속 시도…"사명·브랜드명 '물갈이'"

2024-10-10

【 청년일보 】 적립금 출금 지연사태를 야기한 만나코퍼레이션이 사태 수습과 반성없이 또다시 '신분 세탁'을 시도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만나코퍼레이션은 기존 피해자에 대한 보상없이 새로운 법인명과 배달대행 서비스명을 활용해 배달대행 사업 재기를 위해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만나코퍼레이션은 올해 4월 사업을 '주식회사 만나딜리버리'라는 상호로 사실상 이관한 이후 지난 8월 '주식회사 세이프딜리버리'로 다시 한번 상호를 변경해 배달대행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세이프딜리버리는 기존 만나코퍼레이션에서 사용한 배달대행 서비스명인 '만나플러스'를 그대로 활용해 왔지만, 이를 현재 '직배 직배포스(이하 직배포스)'라는 이름의 서비스명으로 변경한 것으로 드러났다.

만나코퍼레이션 측은 타 브랜드에 배달대행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새로운 투자자(사)와 배달대행 총판사 등을 모집하기 위한 의도를 가지고 서비스명을 변경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서비스(만나플러스)로는 더 이상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끌어내기 어렵다는 판단에 지속적으로 이와 같은 시도를 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현장에서는 이미 만나플러스 대신 직배포스가 배차시스템 등에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나코퍼레이션 출금 지연사태로 피해를 입은 한 관계자는 "출금 지연사태에 대한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고 있는 것은 물론 별다른 입장 표명도 없었다"라면서 "이와 같은 만나코퍼레이션 행보가 또 다른 피해자를 발생시킬 것으로 보여 우려스럽다"라고 말했다.

만나코퍼레이션은 사태가 불거지기 시작한 올해 6월 '독립브랜드'로부터 투자를 확정지었다면서 자사의 배달대행 서비스 만나플러스를 이용하는 대형 총판사들을 대상으로 디씨피솔루션이라는 이름의 업체와 '특약계약서'를 체결하도록 적극 권장한 바 있다.

당시 청년일보의 취재에 따르면, 만나코퍼레이션이 소개한 독립브랜드의 실체는 디씨피솔루션이 운영하는 배달대행서비스 '만나딜리버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업계에서는 디씨피솔루션을 사실상 만나코퍼레이션의 '제2법인'인 것으로 인식해 왔다.

디씨피솔루션은 작년 5월 17일 '디씨피솔루션대부'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배달대행업·대부업 등을 수행하는 업체였지만, 올해 6월 디씨피솔루션으로 사명을 변경하며 배달대행 서비스 '만나딜리버리'를 운영하는 업체로 전환한 바 있다.

디씨피솔루션의 배달대행 서비스 브랜드 만나딜리버리의 대표는 이동주씨로, 부산지역 만나플러스 사업을 총괄(부산센터장)하는 인물이었다. 또한 그는 만나기독교재단에 소속돼 있기도 하다. 현재 이동주씨는 업계 내에서 논란이 불거지자 임원직에서 사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나코퍼레이션은 배달대행 서비스 만나플러스를 전개하던 배달대행업체로, 급격히 세를 불리며 바로고·로지올 등과 경쟁관계를 구축한 바 있다. 그러나 과도한 현금 출혈경쟁을 감당하지 못하고 라이더·총판사 등에 적립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돼 이해당사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만나코퍼레이션은 올해 8월까지 적립금을 모두 지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 약속 역시 지키지 못했다. 현재까지도 라이더·총판사 등 피해자들은 이를 지급받지 못해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만나코퍼레이션 측은 이와 관련해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피해자들은 지난 9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의 도움을 받아 '만나플러스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하기도 했다.

만나플러스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회사 위기극복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은 이해한다"라면서도 "그러나 기존의 라이더, 가맹점 등 어렵고 힘들게 삶을 영위하고 있는 피해자들에게 밀려있는 정산금을 분명히 지급해야 하며, 확실한 해결방안을 담은 공식적인 입장 발표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만나플러스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달 23일 오전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을 찾아 조양현 만나코퍼레이션 대표를 사기·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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