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올림픽 수영 전설 게리 홀 주니어(49)가 LA 산불로 소실된 올림픽 메달 10개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에서 다시 받았다.
IOC는 5일 “단일 선수에게 같은 날 10개 올림픽 메달을 전달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게리 홀 주니어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부터 2004년 아테네 대회까지 세 차례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 5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한 미국 수영 국가대표 출신이다. 메달은 지난 1월 2028년 하계올림픽 개최지인 LA 퍼시픽 팰리세이즈 자택이 대형 산불로 전소되면서 전부가 소실됐다. IOC는 그를 로잔 본부로 초청해, 토마스 바흐 위원장 직접 전달식에 나섰다. 바흐 위원장은 “이런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며 “오늘 전달식이 조금이나마 위로와 기쁨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게리 홀 주니어는 “이번엔 더 잘 간직하겠다”며 “무엇보다 친구들과 올림픽 가족의 위로가 가장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산불 속에서도 인슐린과 반려견 ‘퍼들스’만 챙겨 탈출했다. 이후 무너진 집터에서 소실된 금메달 일부가 형태를 알아볼 수 있을 만큼 발견되기도 했다. 게리 홀 주니어는 “모든 걸 잃고 나니, 세상에 얼마나 많은 것들이 사실상 필요 없었는지 알게 됐다”며 “진정으로 중요한 건 사람, 기억, 그리고 우리가 가진 내면의 성품”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