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합수능 이후 자연계열 수험생들이 선택과목에 따른 표준점수 우위를 점하면서 인문계열 모집단위로 교차지원한 경우가 지속되고 있다. 통합수능 4년 차였던 2025학년도 정시에서의 교차지원 현황을 살펴본다.
29일 진학사는 수도권 대학과 지방거점국립대를 포함한 60개 대학 정시모집에 지원한 수험생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인문계열 모집단위에 지원한 학생 중 과탐 2과목 또는 과탐·사탐 응시자의 비율은 2024학년도 34.53%에서 2025학년도 29.97%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통합수능 이후 자연계열 수험생의 교차지원이 해마다 증가 추세를 보이다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다. 이는 수험생의 선호가 높은 서울권역 일부 대학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를 포함한 14개 대학 교차지원 비율은 2023학년도 31.67%에서 2024학년도 44.19%로 증가했다가 2025학년도 41.19%로 감소했다.
교차지원은 해당연도의 수학 선택과목 간 점수 차이와 사탐, 과탐의 난이도 등에 따라 증감이 나타난다. 2024학년도는 미적분 만점자의 표준점수가 확률과 통계 만점자의 표준점수보다 11점이 높았다. 반면 2025학년도에는 5점으로 점수 차이가 줄었고, 탐구영역의 경우 2025학년도 사탐이 어렵게 출제돼 표준점수가 전반적으로 높게 산출됐다. 자연계열 학생들이 인문계열로 교차지원하는 것이 예년에 비해 유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이나 탐구에 부여되는 가산점, 무전공 확대 등도 교차지원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의 교차지원은 2024학년도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서울대의 경우 인문계열 모집단위 지원자의 25.19%가 자연계열이었다. 이는 2024학년도 44.06%보다 18.87%p 감소한 수치로, 의대 모집 정원 확대 등으로 자연계열 수험생들이 인문계열로 교차지원하기보다는 상향·소신 지원을 택한 경향이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 또한 교차지원 비율이 2024학년도 54.96%에서 2025학년도 34.14%로 감소했다. 고려대는 61.04%에서 51.32%로 감소했다.
서강대와 한양대의 교차지원 비율은 2024학년도에 비해 높아졌다. 한양대 교차지원 상승은 탐구 변환표준점수의 영향이 컸다. 백분위 간 변환표준점수의 차이가 크지 않아, 상향 지원을 고려하는 중상위권 학생의 교차지원이 늘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통합변표 활용과 과탐 가산점 부여 대학 증가, 무전공 확대 등의 영향으로 올해에도 교차지원이 다소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만 수학과 탐구 선택과목 간 난이도와 대학별 변환표준점수 적용 방법 등에 따라 교차지원 비율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마송은 기자 runn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