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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2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2025 유럽 크론병 및 대장염학회’(ECCO)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염증성 장질환(IBD) 학회가 진행됐다. 글로벌 빅파마들은 IBD 혁신 치료제 개발을 주도하는 기업들이 핵심 파이프라인을 선보였으며, 명망 있는 의료진들은 최신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 혁신적인 치료법을 논의했다.
IBD는 원인 불명의 설사, 복통, 구토, 혈변 등을 동반하는 대표적인 소화기 질환으로, 주로 20~40대에서 발병해 환자들의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킨다. 완치 가능성이 희박해 평생 약물 치료에 의존해야 한다. 일상이 무너진 데서 오는 좌절감, 우울, 자살 충동 정신질환을 함께 겪는 경우가 많다. 완치가 어려워 평생 약물 치료에 의존해야 한다. 의사들이 IBD 유지 치료 연구에 특히 관심을 두는 이유다.
예병덕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이번 ECCO에 대해 “여러 글로벌 제약사들이 발표한 다양한 기전의 염증성장질환 치료제 임상연구에 대한 핵심 결과 및 장기 유효성·안전성 데이터가 흥미로웠다”며 “무엇보다도 이번 ECCO 의 주제인 ‘Sustainability in IBD and beyond’ 하에 염증성장질환의 관리, 연구 등 모든 측면에서 어떻게 미래에도 지속가능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각 세부적인 항목들에 대해 깊게 논의하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스폰서 자격으로 참가한 셀트리온(068270)의 램시마 피하주사(SC) 유지 치료는 전 세계의 관심을 받았다. 8000여명의 방문객과 200명의 IBD 의료진이 셀트리온을 찾았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램시마SC를 54주간 유지했을 때 내시경 검사에서 염증 개선율과 정상화율은 각각 43.9%와 32.7%로 위약 유지군(22.2%, 11.1%)에 비해 크게 높았다. 램시마SC 용량을 증량하면 치료 반응을 회복할 수 있다는 연구와, 기존 치료제가 잘 듣지 않는 장 내 부위에 질병이 있는 중등도~중증 크론병 환자에서도 치료 효과가 나타났다는 연구도 주목을 받았다.
이번 ECCO에서 글로벌 제약사들도 장기 투여 연구 결과를 앞 다퉈 발표했다. 애브비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 뒤를 잇는 차세대 블록버스터 후보 ‘린버크’의 장기 유지치료 효과에 대해 발표했다. 린버크를 약 4년간 유지 치료한 중등증~중증 궤양성 대장염 환자들이 내시경 관찰에서 염증이 거의 사라지거나(개선) 완전히 없어지는(관해) 등 주요 평가 기준을 충족하고 이를 유지했다. 이번 연구를 진행했던 캘거리대학교 염증성장질환 부서장인 레모 파나시오네 교수는 “이번 연구로 린버크가 중등증~중증 궤양성대장염 환자에서 탁월한 치료 이점을 가진 안전한 치료 옵션이라는 확신을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예 교수는 이번 애브비의 발표에 대해 “염증성장질환 환자들은 늘 재발 걱정 때문에 불안해하는데, 린버크나 스카이리치와 같은 효과적인 약제를 조기에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점막 치유에 도달하면 질환으로 인한 신체적 고통과 심리적인 불안 모두를 해소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케다는 IBD 치료제인 베돌리주맙이 48주차까지 꾸준한 개선 효과를 보이며 치료의 장기적 효능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특히 생물학적 제제를 처음 사용하는 환자군에서 높은 반응률이 확인됐으며 이는 베돌리주맙이 궤양성 대장염 치료에서 1차 치료제로의 경쟁력을 시사한다고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