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증시가 역대급 상승 랠리를 이어가면서 시장 대표 지수에 투자하는 기본 상품인 ‘KODEX 200’이 상위 15%에 해당하는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흐름이 반도체 등 일부 업종에 집중되고 시장 변동성이 클수록 대표 지수에 투자하는 전략이 효율적이라는 설명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DEX 200의 9월 한 달 수익률은 14.75%를 기록했다. KODEX 200보다 성과가 좋은 ETF는 158개(15.7%)로 나머지 847개(84.1%)는 KODEX 200보다 성과가 낮을 뿐만 아니라 일부는 손실이 발생했다. KODEX 200은 국내 최초 ETF로 유가증권시장을 대표하는 대형 종목 200개로 구성된 상품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KODEX 200을 공개 매수한 5월 28일 이후 수익률은 43.99%로 집계됐다. 해당 기간 KODEX 200보다 수익률이 좋은 ETF는 964개 중 157개뿐이다. 이마저도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TIGER 200, ACE 200 등을 제외하면 146개로 줄어든다. 이 대통령은 국내 증시 활성화 공약을 내세우면서 KODEX 200과 KODEX 코스닥150에 각각 2000만 원을 투자하고, TIGER 200은 월 100만 원씩 5년 동안 적립식 투자하기로 했다.

KODEX 200보다 수익률이 좋은 상품 대부분은 수익률 2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거나 반도체 업종에만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다.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 KODEX 반도체레버리지 등 레버리지로 반도체에 투자하는 상품들이 수익률 최상위권을 독차지했다. PLUS 글로벌희토류&전략자원생산기업, SOL미국양자컴퓨팅TOP10 등 올해 신규 상장 상품 중 일부만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KODEX 200보다 수익률이 낮은 상품 대부분은 국내 채권, 단기금융, 배당 관련 ETF로 보수적인 전략형 상품이 대부분이다. 비만치료제·화장품·인도 등 한때 시장을 달궜던 테마형 상품은 물론 정부의 증시 활성화 정책 수혜주로 꼽혔던 증권·금융·지주회사에 집중 투자하는 ETF들도 부진한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200은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나스닥100, 일본 토픽스(TOPIX) 등 해외 대표 지수에 투자하는 ETF들도 앞질렀다.
콜옵션을 매도해 배당을 늘리는 커버드콜 상품들도 수익 상단이 제한되는 만큼 상승장에서는 수익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시장 하락 가능성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들은 대부분 손실을 낸 가운데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이나 콩, 농산물 등 원자재에 투자하는 ETF들도 손실을 피할 수 없었다.
주목할 만한 것은 기초지수 대비 초과 성과를 노리는 액티브 상품 중에서도 KODEX 200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이 적다는 것이다. 전체 액티브 ETF 245개 가운데 KODEX 200 대비 수익률이 낮은 액티브 ETF는 218개(89.0%)로 집계됐다.
코스피 200 수익률이 개선되면서 개인 투자 자금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DEX 200 순자산총액은 8월 말 7조 1048억 원에서 지난달 말 8조 8872억 원으로 1조 7824억 원 증가해 전체 ETF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두 번째로 많이 증가한 ACE KRX금현물 증가 규모(7542억 원)를 두 배 이상 웃돌았다.
정재욱 삼성자산운용 팀장은 “최근처럼 테마에 따른 수익률 편차가 크고 방향성이 수시로 바뀌는 국면에서는 단기 유행을 쫓는 것이 쉽지 않다”며 “시장 장기 성장 흐름을 안정적으로 반영하는 대표 지수 ETF에 집중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