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받은 ‘로저비비에’, 엘리자베스 여왕 대관식 구두 제작 브랜드

2025-11-25

김건희 여사가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부인으로부터 로저비비에 가방을 받았다는 의혹이 나온 가운데, 로저비비에가 어떤 브랜드인지에 대해서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로저비비에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관식 구두를 제작하며 명성을 쌓은 프랑스 고가 브랜드다. 스틸레토 힐의 창시자로 불리는 창립자 로저 비비에의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현재는 버클 장식의 가방과 액세서리로 유명하다.

로저비비에는 1937년 프랑스 디자이너 로저 비비에가 설립했다. 비비에는 당시만 해도 단순한 실용품으로 여겨졌던 신발을, 곡선과 구조를 세심하게 설계한 조각 예술품의 수준으로 끌어올린 인물이다.

특히 그는 오늘날 여성 구두의 기본 형태로 자리 잡은 스틸레토 힐을 고안한 창시자로 평가받는다. 날렵한 실루엣과 발등을 따라 흐르는 유려한 라인을 구두에 적용하면서, 신발 디자인 자체의 미학을 새롭게 열었다는 평을 받는다.

로저비비에의 명성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린 순간은 1953년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관식이었다. 왕실은 대관식 의상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품격과 장인정신을 담아낼 수 있는 구두를 찾았고, 그 결과 비비에에게 제작을 맡겼다.

그가 만든 대관식 구두는 진주빛이 감도는 새틴 소재에, 왕실 문양을 반영한 정교한 금실 자수, 그리고 의전용 드레스를 망치지 않으면서도 우아함을 유지하는 절제된 힐 라인을 특징으로 했다. 이 작품은 지금도 패션사에서 ‘왕실이 인정한 구두의 표본’으로 남아 있으며, 로저비비에라는 이름을 전 세계에 각인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오드리 헵번과 브리짓 바르도가 사랑한 브랜드

왕실의 선택을 받은 뒤 로저비비에는 곧바로 영화계 인사들의 선택을 받았다. 20세기 패션 아이콘인 오드리 헵번, 프랑스 스타 브리짓 바르도, 할리우드 전설 마를렌 디트리히가 로저비비에 구두를 즐겨 신으며 브랜드는 ‘우아함’과 ‘세련미’의 상징이 됐다.

헵번이 착용한 슬링백과 펌프스는 지금도 재해석되어 판매되고 있으며, 특유의 간결하고 조각적인 힐은 ‘헵번 스타일’을 구성하는 대표적 요소로 남아 있다.

로저비비에를 대표하는 디자인은 단연 ‘벨 비비에’ 라인이다. 1960년대 처음 등장한 이 구두는 브랜드 정체성을 상징하는 사각 크롬 버클, 은은한 광택을 지닌 페이턴트 가죽, 그리고 드레시하면서도 과하지 않은 낮은 힐로 유명하다.

이 버클 장식은 단순한 액세서리가 아니라, 로저비비에라는 브랜드를 떠올리게 하는 핵심 요소가 되어 지금도 다양한 색상과 소재의 변형 제품들이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

현재 로저비비에는 시그니처 버클을 적용한 핸드백·슈즈·액세서리 라인으로 제품군을 확장했다. 미스 비비에, 트레 비비에 같은 가방은 브랜드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미스 비비에 백은 2009년 프랑스 퍼스트레이디 카를라 브루니의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됐다.

김 여사가 받은 것으로 알려진 가방은 180만원대 ‘필그림 쇼크 클러치’ 모델, 다른 하나는 260만원대 ‘플라워 스트라스 일루전’ 모델이다. 특검은 김 여사 사저를 압수수색하면서 로저비비에 클러치백 등을 발견했다. 특검은 이를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부인이 김 여사에게 줬다고 보고, 최근 로저비비에 한국본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김 의원의 부인에 대해선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입건해 소환조사를 앞두고 있다. 특검은 이 명품이 김 여사가 통일교인을 동원해 2022년 3월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개입한 대가로 건너간 게 아닌지 의심한다.

로저비비에 슈즈 라인 가격은 100만대 전후부터 시작하지만, 장식이 많거나 높은 힐, 특수 소재는 훨씬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가방 라인은 수백만원 대가 일반적이며, 일부 대형 또는 메탈 로고와 버클이 있는 모델은 2000만원이 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현재 로저비비에는 이탈리아 토즈(Tod’s) 그룹이 보유하고 있다. 현 예술감독 게라르도 펠로니는 브랜드의 아카이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클래식한 벨 비비에부터 크리스털 장식의 플랫 슈즈, 부티, 클러치 백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다.

파리 플래그십 공간 ‘메종 비비에’에는 전성기 시절 제작된 구두와 아카이브 스케치, 왕실 의전용 신발 등 수천 점이 보관돼 있다. 이 공간은 단순한 매장을 넘어 80여 년간 이어져 온 로저비비에의 디자인 유산을 보여주는 작은 박물관이자 VIP 고객을 위한 전용 살롱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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