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4일째 1470원대
원자재 수입 비용 늘어 부담 커
“상호관세 부과 땐 생존 미지수”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환율 1500원 뉴노멀(새 기준)’이 언급될 만큼 고환율 상황이 장기화하며 수출중소기업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수입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고스란히 떠안을 가능성이 큰 탓이다. 여기에 미국의 상호관세까지 더해지며 중소기업이 사면초가(四面楚歌)에 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오전 기준 서울 외환시장 원·달러 환율은 1472.0원으로 4일째 1470원대를 유지 중이다. 이는 중소기업중앙회가 실시한 ‘고환율 관련 중소기업 실태조사’에서 중소기업들이 생각하는 손익분기점 환율(1334.6원) 및 적정 환율(1304원)보다 최소 130원 이상 높은 수준이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12일부터 지난 3월31일까지 전국 15개 애로신고센터에 접수된 환율 관련 애로사항은 총 60건에 달한다. 환율 상승으로 원자재 수입 비용이 늘어 환차손이 발생했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과거 환율 상승은 수출 기업에 호재로 받아들여졌지만 수출중소기업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 중소기업 상당수는 원자재를 수입해 가공한 뒤 대기업이나 해외에 판매하는 구조여서 환율에 직접적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또 상대적으로 협상력이 떨어져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하지 못하고 온전히 떠안을 가능성이 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국시간 3일 오전 5시부터 발효되는 상호관세 탓에 중소기업들의 곡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미 25%의 관세 적용이 확정된 자동차 및 철강·알루미늄을 취급하는 업체들의 고충은 더 크다. 상호관세까지 중첩될 경우 관세 부담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이미 자동차 업계에서는 1차 벤더 및 완성차 업체의 관세 부담 전가로 미국 수출을 포기하는 중소기업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경기 지역에서 10여년째 자동차 부품 업체를 운영 중인 김모(50대) 대표는 “12·3 비상계엄 이후 치솟은 환율과 지난달부터 시행된 관세로 마진율이 쪼그라들 대로 쪼그라들었는데 여기에 상호관세까지 추가되면 과연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정부가 납품대금연동제와 중소기업 협상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익명을 요구한 수출전문가는 “사실상 중소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은 수출바우처 등 정부 지원 정책을 십분 활용하는 한편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는 것뿐”이라며 “가령 최근 인도가 대안으로 떠오르는데 인도 진출을 위해서 필요한 인증과 법적 절차 등을 미리 파악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정부의 리더십이 하루빨리 회복돼야 미국과 협상을 하고 더 적극적인 수출 지원책을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채명준 기자 MIJustic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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