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호의 퓨처로그] 과학을 보는 눈, 과학의 길

2025-11-23

오는 27일 우리나라 과학·기술계를 대표하는 단체인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 새 회장이 선출된다. 새로 선출되는 회장은 내년 3월부터 2029년 2월까지 과총을 이끌며, 우리나라를 미래로 향하게 만드는 중책을 맡는다.

특히 내년은 과총이 설립 6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다. 당시 여전히 춥고 배고픈 나라였을 때, 오로지 과학·기술만이 부강한 나라를 만들 수 있다는 신념으로 이어온 오늘이다. 잘 살게 됐고, 선진국 문턱까지 왔다. 어떤 깊은 난관도 과학·기술 바탕의 국민 열정으로 극복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이번 과총 회장에 최종 출마한 5명의 과학·기술계 대표급 인사들도 이런 시간을 넘어온 기록 그 자체인 분들이다. 이들은 지금까지의 성취 만으로도 한국 과학·기술계 전체 성과의 큰 보탬이 됐던 인물들이다.

27일 이들 다섯명은 우리나라 전체 과학·기술계를 대의하는 82명의 선거인을 통해 간접 선출된다. 첫 투표에서 과반이 나오지 않으면, 결선 투표까지 가서 뽑힌다. 워낙 쟁쟁한 후보들이다 보니 마지막까지 피를 말리는 접전이 예상된다.

이렇듯 선거 안쪽 사정은 지극히 뜨겁고 요란하다. 하지만, 우리 과학기술계를 대표하는 단체 리더를 뽑는 것 치고는 일반 국민이나 대중들의 관심은 너무 떨어진다. 이런 선거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훨씬 더 많다.

어쩌면 이 자체가 우리 과학기술이 처한 우리 사회 내 입지를 웅변한다. 무엇보다 각 후보들의 공약을 짚어봐도 이런 우리사회 내 과학의 중요성, 국민인식 기반을 높일 뚜렷한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과학은 그저그런 이공계의 놀이터나, 그들만의 세상이 된지 오래다.

투표권을 쥔 82명이 줄잡아 1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우리나라 2030 과학·연구인들을 몇명이나 대변하고 있는지도 살펴볼 대목이다. 후보들이 지독하게 억센 환경을 뚫고 우리 과학·기술의 진작을 위해 애쓰고, 획득한 시간을 얕잡는 것이 아니다.

과학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국가적 힘이자, 원동력이다. 그리고 현재와 미래를 잇는 가장 확실한 기반은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미래 대학민국 과학기술을 책임질 현재의 청년 과학·기술인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이 지금의 무대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달 초 '다시 과학기술인을 꿈꾸는 대한민국 국민보고회'에서 “과학기술인은 대한민국의 심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과학적 사고가 사회의 기본이 되는 나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할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과학을 보는 눈'이 달라져야 한다. 인공지능(AI)이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를 휩쓸더라도 그 바탕은 과학이다. 과학이 받침되지 않으면 AI 사회도, 인류 발전도 허공에 뜬 신기루일 뿐이다.

'과학의 길'은 대통령부터 일반 국민, 특히 과학자라 불리는 과학기술인들이 놓치지 않아야할 사명과 같다. 어둠을 밝히는 등불이면서도, 늘 자신은 어둠속에 있어야하는 그런 자리를 마다하지 않는게 이들의 역할이자 길이다.

과학으로 빛나는 사회, 과학으로 더 잘 살고 부강한 나라를 만들어가야 한다. 과학을 향한 찬사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이진호 기자 jho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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