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에이즈·결핵·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글로벌펀드에 1억 달러(1470억원)를 내놓기로 약속했다. 또한 글로벌펀드 이사회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나라가 됐다. 한국은 그동안 이사국이긴 했지만, 투표권이 없었다.
글로벌펀드는 이번 회의에서 한국을 미국과 함께 '혁신을 보여준 나라'로 평가했다. 한국 진단 기기를 비롯한 보건산업의 기술 혁신을 인정했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한국의 국제 보건 분야의 위상이 오르고 영향력이 커지게 됐다.
글로벌펀드는 21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제8차 재정공약 정상회의(2026~2028년)에서 한국 정부가 1억 달러를 기여하기로 공약했다고 밝혔다. 향후 3년간 이 금액을 낸다는 뜻이다.
2022년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차 회의(2023~2025년)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억 달러를 약정한 데 이어 이재명 정부도 같은 금액을 약속한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은 종전(2500만 달러)의 4배인 1억 달러를 약정해 국제사회의 커다란 관심을 끌었다. 당시 회의 직후 소위 '바이든-날리면' 논란이 발생했었다.
글로벌펀드는 “한국은 강력한 의지를 유지한 공여국”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내년 한국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을 14% 감축한 상황(정부 제출 예산 기준)인데도 종전 수준을 유지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이번 회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앞서 열렸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과 영국 키어 스타머 총리가 공동 주최했다. 이번 회의에서 확인된 약정액은 113억 4000만 달러이다. 목표(180억 달러)에는 미치지 못한다.
글로벌펀드는 "여러 국가의 재정 긴축과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국제적 연대를 보여준 성과로 평가한다"며 "일본, 프랑스, 유럽연합(EU), 스웨덴 등 주요 공여국이 자국 내 상황으로 인해 공약 발표를 보류한 상태라 앞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해외 원조 관련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46억 달러를 약정했다. 미국은 “다른 국가가 2달러 내면 1달러를 내는 식으로 추가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회의에서 인도·아일랜드·스페인 등이 기여를 확대했다. 한국은 공여국 중 중견 국가 이상의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글로벌펀드는 2002년 1월에 설립된 개발도상국의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3대 전염병 대응 및 보건의료시스템 지원을 위해 설립된 국제 민·관 협력체이다. 주는 나라, 받는 나라, 국제기구, NGO 등이 공동 참여하는 파트너십(Public Private Partnership·PPP)이다.
매년 50억 달러(약 7조 3500억원)의 재정을 운영한다. 100개 넘는 나라에서 약 7000만 명의 생명을 구했다. 매년 약 25억 달러 규모의 보건·의료 제품·기기·기술을 구매해서 개도국에 공급한다. 한국 기업은 2010~2024년 약 8억 4900만 달러(1조 2480억 원, 6위)의 진단기기·의약품을 공급했다. 진단 기기 분야 공급액은 세계 1위이다.
글로벌펀드를 지원하는 국제NGO 국제보건애드보커시 한희정 대표는 “한국이 재정 공약을 유지하고 이사국 지위를 획득함으로써 글로벌펀드와 전략적 협력을 한 단계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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