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과학자들이 약 1만3000년 전 멸종된 ‘다이어울프(Dire Wolf)’ 복원을 위한 첫 발을 뗐다.
7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의 생명공학회사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 연구진은 멸종된 다이어울프의 치아 화석과 머리뼈 화석에서 추출한 DNA로 새끼 늑대를 탄생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미국 오하이오에서 발견된 치아 화석은 1만3000년 전, 아이다호에서 발견된 두개골 화석은 7만2000년 전 것으로 추정된다.
다이어울프는 빙하기 미국과 캐나다 남부에 서식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색늑대와는 유전적으로 99% 동일한 종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색늑대보다 25% 정도 몸집이 크고 강한 이빨과 턱으로 말과 들소, 매머드 등을 사냥했으나 먹이가 멸종하며 함께 멸종된 것으로 추정된다. 오래 전 멸종된 동물이지만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서 스타크 가문의 상징으로 등장해 유명해졌다.
연구진은 회색늑대의 유전자 20개를 편집해 다이어울프의 특성을 넣었고, 이를 배아로 만들어 대리모 어미 개에게 이식했다. 그 결과 수컷 늑대 로물루스와 레무스가 6개월 전에, 암컷 늑대 칼리시가 2개월 전에 태어났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로물루스와 레무스는 고대 로마신화 속 늑대가 젖을 먹여 키운 쌍둥이 형제에게서, 칼리시는 <왕좌의 게임>의 주인공에게서 각각 이름을 따 왔다. 이 늑대들은 미국 북부에 있는 비공개 시설에서 사육되고 있다.

연구진은 태어난 늑대들이 회색늑대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징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같은 또래의 회색 늑대보다 몸집이 20% 정도 더 크고, 회색늑대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옅은색 털이 촘촘하게 나 있다. 꼬리털도 이례적으로 덥수룩하며 목과 갈기에 같은 털이 자라고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콜로설의 최고과학책임자 베스 샤피로는 이 새끼 늑대들이 “멸종에서 되살린 최초의 성공 사례”라고 주장했다.
이번 복원 시도로 도도새와 매머드 등 멸종한 동물들을 복원하는 프로젝트가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제대로 된 복원이 아니라는 비판도 있다.
코넬대 유전학자 아담 보이코는 NYT에 복원된 늑대가 일부 다이어울프의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하지만 DNA를 변형해 복원한 만큼 멸종된 다이어울프와 유전적으로 동일한 종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복원된 새끼 늑대들이 늑대의 행동을 배울 수 있는 무리에 자라고 있지 않으며, 고대와 같은 먹이를 먹을 수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NYT에 따르면 콜로설은 당초 매머드와 도도새에 대한 복원을 추진했으나, 매머드 복원을 위한 코끼리 등에 대한 시험관 수정이 불가능하자 비교적 시험관 수정이 용이한 늑대 복원으로 방향을 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