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9일 영국 인근 심해에서 살아있는 '남극 하트 지느러미 오징어'가 발견됐다. 사진=슈미트 오션 유튜브 캡처
지구상 가장 큰 무척추동물인 대왕 오징어가 사상 처음으로 살아있는 상태로 카메라에 담겼다.
미국 슈미트 해양연구소는 지난달 9일 영국 해외영토인 사우스샌드위치 제도 인근 540m 심해에서 원격 조종 잠수정을 운영해 대왕 오징어인 '남극 하트 지느러미 오징어'(Colossal squid)를 촬영했다고 밝혔다.
1925년, 향유고래 뱃속에서 최초로 발견된 '남극 하트 지느러미 오징어'는 100년 동안 멀쩡히 살아있는 모습이 포착되지 않았다. 살아있더라도 낚싯배에 우연히 걸린 경우이기 때문에 죽어가는 모습이었다.
몸 길이는 최대 7m까지, 무게는 최대 500kg까지 자라 지구상 가장 무거운 무척추동물로 꼽힌다. 다만 이번에 연구소에 포착된 오징어는 길이 30cm밖에 되지 않는 어린 오징어다. 성체는 불투명한 반면 어린 오징어는 몸이 유리처럼 투명하다.
탐험 수석 과학자인 미셸 테일러 에식스대학교 박사는 영국 데일리메일에 “놀랍고, 아름답다”며 “이 오징어는 나이에 상관없이 자연 서식지에서 한 번도 촬영된 적이 없다. 성체는 잠수정을 꺼릴 가능성이 높다. 우린 아마도 이 십대 오징어를 예상치 못하게 포착한 것 같다”고 말했다.
거대 오징어가 흔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거대오징어는 '자이언트 스퀴드(Giant Squid; 학명 Architeuthis dux)'다. 이 거대 오징어도 심해에서 살아있는 상태로 포착하기는 어렵지만 이전에 종종 심해에서 목격된 바 있다.
자이언트 스퀴드는 몸통이 좁고 촉수가 길어 비교적 가볍다. 반면 남극 하트 지느러미 오징어는 몸통이 크고 촉수가 상대적으로 짧아 무게가 훨씬 많이 나간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