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지금 성조기를 흔들 때가 아니다

2025-02-20

탄핵 반대를 외치며 성조기를 흔드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밉다는 생각보다 이제는 걱정이 앞선다. 사람의 말과 행동은 그 사람의 기억에서 나온다고 뇌과학자들은 말한다. 그들은 미국에 대한 고마운 기억이 많아서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일까? 그들의 기억의 실체는 무엇일까? 미국의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고맙게 만들었을까? 미국이라는 나라의 깡패 같은 속성을 알면 과연 이럴 수 있을까?

부자는 망해도 삼 년은 간다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제국주의 국가가 보통국가로 전락하는 데는 몇 년이 걸릴까? 그들은 일말의 자존심에 얽혀 꼭 쥐고 있던 패권을 순순히 내려놓지도 않겠지만. 특히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를 호령한 미국이라면 더욱더. 하지만 지금 미국에서 솔솔 풍기는 쇠락의 냄새는?

세계는 지금 기존 패권국인 미국과 신흥패권국 중국의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세계 역사에서 기존 패권국과 신흥패권국의 대결은 열두 번으로, 최초는 스파르타와 아테네의 전쟁이다. 그 후 여덟 번은 전쟁을 통해 힘겨루기가 있었다고 한다. 패권 경쟁이 전쟁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이를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고 한다. 지금 미‧중 간의 무역 경쟁도 같은 맥락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무역 경쟁 때문에 전쟁이 아닌 평화가 올 수 있다.

쇠락하는 미국의 패권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구호인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를 보면 쇠락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 ‘다시 위대한 미국을 만들자!’ 이 말은 지금은 위대하지 않다는 말이다. 현재 미국은 무역과 재정 둘 다 적자가 천문학적이다. 일명 쌍둥이 적자다. 군사력도 예전과 달라 세계 경찰국을 포기하고 있으며 방위비 분담금이나 미군기지 운영비 등 여러 가지 비용이 드는 곳에는 해당 당사국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부담되는 러·우 전쟁 휴전을 위한 회의는 이미 시작됐다. 미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은 알아서 기며 미군 주둔비를 2027년까지 두 배로 인상해 주기로 했고, 나토(NATO)도 유럽국에 부담을 더 늘린다고 한다. 곧 우리나라 미군 주둔비 인상을 말할 것이다.

미국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온갖 술수를 부리고 있다. 쌍둥이 적자를 줄일 방법으로 관세를 인상하고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이거야말로 최상의 방법이다. 관세를 올린 만큼 세수는 늘어날 것이고 또 관세 벽을 뚫기 위해 미국에 투자하는 회사가 늘어날 것이다. 심각한 것은 관세만큼 물가가 오른다는 것이다. 오르는 물가를 막기 위해 미국은 고금리 정책을 펴고 있다. 이것이 그들의 속셈이다. 미국으로 달러가 모일 것이고 미국 경제는 완전고용으로 실업률이 4% 이내라고 한다. 미국의 고금리 정책은 미국만 잘 살고 다른 나라는 빈곤의 세계화로 모든 국민의 허리는 완전히 휘어질 것이다. 대한민국은 최대의 피해자이다. 이미 시작됐다.

사상 최고치 가계부채에

울산 자영업 폐업률 50%

대한민국은 2024년 3분기 말 기준으로 가계부채는 1913조 원, 나라 총부채는 5800조 원이라고 한다, 사상 최고치다. 가계부채에서 현재 연 5% 금리를 계산하면 이자만 96조 원이다. 이는 22조 원이 든 4대강 사업을 일 년에 4번 이상 하는 것과 같다. 실로 어마어마한 돈이다. 이러니 우리 국민의 호주머니가 남아나겠는가? 쓸 돈이 없다.

울산의 2024년 자영업 폐업률이 50%를 넘었다고 한다. 중소자영업자들이 하루하루가 한숨이다. 휘청거리는 경제가 앞으로 더 불안한 것은 미국의 고금리가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알짜배기 탄탄한 기업도 불안할 것이고 불안해진 이런 기업을 매수할 국내기업이 사라지면, 미국으로 몰려든 달러가 투기자본이 되어 전 세계의 망한 알짜배기 기업들을 똥값으로 사들일 것이다. 그 후 약달러 정책으로 다시 세계 경제가 좋아지면 그때 똥값 기업이 금값으로 바뀔 때 팔아서 어마어마하게 수익을 챙길 것이다. 이 얼마나 좋은가? 거저먹기이며 땅 짚고 헤엄치기다. 이것이 바로 1997년에 터진 IMF의 본질이며 이번 또한 마찬가지다. 트럼프는 마치 천사의 얼굴로 “금리를 내려라!”라고 하며 제국주의의 이빨을 드러낼 것이다.

다행히 세계 패권 중심이 미국 중심의 일극에서 브릭스를 중심으로 한 다극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런 대전환기에 우리도 하루빨리 정신 차리고 자주국으로 가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지금 성조기를 들고 흔들 때가 아니다. 제발 미국을 똑바로 보아야 한다. 똑바로 보지 않으면 모두가 폭망한다.

서민태 사회운동가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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