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첫 등판서 간만 본 롯데 감보아…상대가 간파한 ‘인사’ 동작, 그러나 삼진은 9개 ‘명과암’이 뚜렷한 1선발 후보

2025-05-28

롯데 새 외국인 투수 알렉 감보아가 데뷔전에서 강점과 약점을 모두 보여줬다.

감보아는 지난 2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원정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4.2이닝 5안타 1볼넷 2사구 9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롯데는 기존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가 부진과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서둘러 새 외국인 투수로 감보아를 데리고 왔다.

감보아가 첫 선을 보이기 전부터 반신반의한 시선이 있었다. 감보아는 평균 151㎞의 공을 던지는 강속구 투수로 ‘지옥에서 데리고 온다’는 좌완 파이어볼러다. 하지만 마이너리그에서 9이닝당 볼넷 4.25개를 기록하는 등 제구력적인 면에서는 의문점이 있었다. 투구폼이 주자 견제에 취약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KBO리그에 발빠른 타자들이 즐비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부분에서 어떻게 적응할 수 있을지 여부도 관건이었다.

이날 감보아는 자신의 평균 구속을 훌쩍 넘기는 공을 던졌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5㎞였다. 155㎞는 감보아가 2년 전 기록한 최고 구속이었는데 KBO리그 첫 경기에서도 여전한 강속구를 자랑했다.

경기 초반까지는 감보아의 데뷔전이 순조롭게 진행하는 듯했다. 1회 삼성 톱타자 김지찬을 강속구를 앞세워 루킹 삼진으로 잡아냈고 1사 1루에서 김성윤과 르윈 디아즈를 범타로 잡아냈다.

하지만 2회에는 바로 약점을 드러냈다. 2회 2사 1루에서 박승규에게 우전 안타, 이성규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주면서 흔들렸다. 2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한 감보아는 김지찬을 땅볼로 유도해 타구를 잡았으나 1루수 나승엽이 송구를 제대로 잡지 못했다. 그 사이 3루 주자 박승규의 홈인을 허용했다.

계속된 2사 1·2루에서 이재현에게 볼넷까지 내준 감보아는 김성윤 타석 때 투구 전 허리를 숙이는 자세를 꽤 오래 취했고 그 사이 3루에 있던 이성규가 홈으로 파고들었다. 달려오는 이성규를 발견한 포수 유강남이 뒤늦게 알렸지만 이미 감보아의 대처는 늦었다. 동시에 1루 주자 이재현과 2루 주자 김지찬의 도루도 막지 못해 역대 9번째 트리플 스틸을 허용했다. 더그아웃에 있던 삼성 포수 강민호가 감보아의 투구 전 자세를 포착했고 박진만 삼성에게도 이를 전해 삼성 타자들이 바로 행동에 옮긴 것이다.

멘털이 흔들린 감보아는 폭투를 저질러 한 점을 더 내줬다. 우타자에게 변화구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은데다가 주자 견제에 대한 치명적인 약점이 여실히 드러난 이닝이었다.

힘겹게 2회를 마무리한 감보아는 다시 3회, 4회는 무실점으로 피칭을 이어갔다. 투구 전 고개를 숙이는 동작도 간결해졌다.

그러다 5회에는 야수의 실책이 나온데다 몸에 맞는 볼도 내준 감보아는 2사 1·2루에서 김강현과 교체됐다. 김강현이 5회를 마무리하면서 감보아의 실점은 더이상 늘지 않았다.

감보아의 투구수는 89개였다. 김태형 롯데 감독이 경기 전 말한 80개를 조금 넘긴 개수다. 최고 155㎞의 직구(45개), 슬라이더(27개), 커브(13개), 체인지업(4개) 등을 던졌다.

롯데는 이날 3-7로 패했고 감보아에 대한 숙제도 안았다.

구위는 기대한대로 좋았다. 롯데에 강속구 투수가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150㎞에 달하는 공을 던지는 선발 투수 감보아의 구위는 롯데가 반길만하다.

하지만 허리를 숙이는 동작에는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문제는 이미 시즌이 진행 중인 상황이라 빠른 시일 내에 이 동작이 수정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서는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이제 감보아가 베일을 벗은 이상, 상대팀들은 적극적으로 그를 흔들기 위한 주루 플레이를 할 것이다. 이에 대한 대처법을 마련하는게 감보아의 과제 중 하나다.

미국에서 오랜 기간 동안 마이너리그에서 뛰었던 감보아는 선발 투수에 대한 열망을 이루기 위해 KBO리그로 왔다. 때문에 팀이 바라는 부분이라면 얼마든지 적극적으로 수용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팀의 기대치인 ‘에이스’급의 투수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물음표를 지우지 못했다. 김태형 감독이 감보아를 향한 기대치는 ‘1선발’이다. 다음 등판에서 약점을 보완해 기대치를 충족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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