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 지각했다고 5000달러 벌금이라고요?” ML 주목받는 밀워키 ‘루키’ 로건 헨더슨 향한 팀 동료들의 유쾌한 신고식

2025-05-29

최근 메이저리그를 들썩이게 한 신인 투수가 있다. 밀워키의 로건 헨더슨(23)이다.

헨더슨은 빅리그 데뷔전이었던 4월21일 애슬레틱스전에서 6이닝 3안타 9삼진 1실점으로 승리를 올렸다.

다음날 트리플A에 내려갔다가 다시 5월 중순 부름을 받은 헨더슨은 지난 15일 클리블랜드를 상대로 5이닝 7안타 7삼진 2실점(1자책)으로 호투해 두번째 선발승을 따냈다. 다음 경기인 21일 볼티모어전에서도 5이닝 동안 단 2개의 안타를 내주고 7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무실점 피칭을 했다. 구단 역사상 최초로 데뷔 후 3경기 연속 승리를 거뒀다.

2021년 신인 드래프트 4라운드에서 밀워키에 지명된 헨더슨은 2022년 팔꿈치 부상에 시달렸다. 지난해에는 마이너리그 싱글A에서 더블A를 거쳐 트리플A까지 초고속 승격하며 19경기에서 81.1이닝 동안 7승 6패 평균자책 3.22를 기록했다. 그리고 올 시즌 빅리그의 기회를 잡아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이렇게 승승장구를 이어가던 헨더슨은 갑자기 시련을 맞이했다. 지난 27일 MLB닷컴에서는 헨더슨을 향한 팀의 이색적인 ‘신고식’에 대해 전했다.

24일부터 열린 피츠버그와의 원정 경기를 위해 PNC파크의 클럽 하우스에 들어간 헨더슨은 자신의 라커에 들어있는 한 통의 편지를 발견했다.

내용은 이랬다. “로건 헨더슨 씨, 지난 21일 열린 볼티모어전에서 지각해 경기 시작이 2분 늦어진 것에 대해 50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합니다.” 수신자는 MLB 사무국의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였다.

실제로 헨더슨은 21일 열린 경기에서 2분 늦게 투구를 했다. 헨더슨이 야구장에 늦게 도착한 것은 아니었지만 경기 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시간을 들이는 루틴을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구장 내에서 길을 잃어버리기까지 했다.

MLB닷컴은 “메이저리그 야구장은 마이너리그 경기장보다 규모만 클 뿐 아니라 시설이 다르다. 그래서 선발 투수들은 경기 전 루틴을 분 단위로 미세하게 맞춰야한다”라고 말했다.

크리스 훅 투수코치는 이런 내용을 말로 일러주려다가 재미있는 장난을 치기로 했다. 그래서 이같은 편지를 작성해 헨더슨의 라커에 놔둔 것이었다.

순진한 헨더슨은 훅 투수코치는 물론 동료들에게도 “어떻게 해야 하느냐”라며 조언을 구하고 다녔다. 신인에게 5000달러는 부담되는 금액이었다. 훅 코치는 “커미셔너에게 답장을 보내서 징계를 조금 완화해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어떠냐”라고 답해줬다. 헨더슨은 “밤에 편지를 쓰겠다”라고 다짐을 했다.

장난은 오래가지 않았다. 헨더슨의 다음 등판이 26일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투수코치는 선발 투수의 심적 안정을 위해 편지가 ‘장난’이었다는 것을 알려줬다. 헨더슨은 26일 피츠버그전에서도 5이닝 5안타 6삼진 1실점으로 제 몫을 했다.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편지의 악몽은 떨친 모습이었다. 이날 경기까지 메이저리그 4경기에서 3승을 거뒀고 21이닝 동안 29개의 삼진을 잡았다. 평균자책은 1.71이다.

헨더슨은 “팀에서 나에게 해 준 멋진 환영식이었다”라며 “이 모든 것들은 선수들과 코치들의 사랑이다. 다음에 신인 한 명이 나오면 또 그런 환영식에 참여하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호투를 이어가던 헨더슨은 지난 27일 마이너리그로 다시 내려갔다. 이날 60일짜리 부상자 명단(IL)에 올라 있던 왼손 불펜투수 DL 홀이 복귀하면서 헨더슨이 마이너리그행을 통보받은 것이다. 한창 잘 던지던 투수가 내려가자 많은 이목을 끌었다. 팻 머피 밀워키 감독은 “불펜을 보강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헨더슨이 정말 잘했지만 조만간 선발 투수 2명이 복귀할 예정이다. 헨더슨은 휴식도 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헨더슨이 마이너리그에 머무르는 시간은 길지 않을 예정이다. 훅 투수코치는 “헨더슨은 두뇌가 정말 뛰어난 아이이다. 부족한 부분을 바로 빠르게 채우는 선수다. 정말 잘 한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다음에 빅리그로 다시 올라오게 되면 이번에는 커미셔너의 편지를 받을 일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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