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은 미래 자율주행 관련 기술 발전에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CES 2024'에서 아마존은 대규모언어모델(LLM)을 비롯해 생성형 AI가 향후 자동차 시장 경쟁에 핵심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츠는 2024년 10월 보고서를 통해 생성형 AI의 자율주행 적용에 대한 세 가지 방향성을 제시했다. 각각 LLM을 통한 개인화·맞춤형 서비스 제공, 가상 시뮬레이션 기반 비용 절감, 영상 해석과 설명 기반 안전성 제고다. 올해로 접어들면서 LLM 차량 상용화가 본격화되고 있으며, 생성형 AI 기반 자율주행 연구개발(R&D)에 탄력이 붙는 모습이다.
LLM 차량 적용은 폭스바겐이 지난해 2분기 처음으로 챗GPT를 차량에 탑재하면서 시작됐다. 또 BMW는 지난해 말 아마존과 협력해 관련 기술을 상용화했다. CES 2025에서는 아마존-BMW의 LLM 적용 차량이 전시됐으며, 사운드하운드도 자동차 기업과 협업하는 관련 기술을 전시했다. 우리나라 마음AI도 차량 적용이 가능한 온디바이스 LLM 기술 '수다'를 선보였다. LLM의 차량 적용에는 개인정보보호가 중요 이슈가 되고있다. 폭스바겐과 BMW의 상용화에도 클라우드 전송 시 개인정보와 관련된 부분을 삭제하도록 하고 있다.
생성형 AI를 인식과 주행에 응용하는 R&D도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생성형 AI를 자율주행에 적용하려던 웨이브와 고스트 같은 초기 업체는 영상을 생성형 AI로 해석해 인지에 활용하는 노력을 보여줬다. 기존 객체 인식 기반 자율주행으로 놓칠 수 있는 여러 상황을 생성형 AI 기반 영상 해석으로 극복하려는 노력이다. 길에 사람이 누워 있거나, 공사 상황, 학습되지 않은 상황을 인식해 사고를 방지하고 안전성을 높여줄 수 있다. 구글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엠마(EMMA)도 비슷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 다만 구글이 언급한 것처럼 연산량 이슈로 현재로서는 짧은 영상만 처리가 가능한 상태다.
엔비디아가 CES 2025에서 발표한 코스모스 월드 파운데이션 모델(CWFM)과 마음AI의 워브(WoRV)는 영상 해석을 넘어 동작과 행동을 생성하기 위한 노력으로 볼 수 있다. 마음AI는 관련 기술로 지난 해 AI 관련 톱콘퍼런스인 뉴립스에서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한 바 있다. 엔비디아 CWFM은 기존 디지털 트윈 플랫폼 옴니버스와 연동해 자율주행차와 로봇의 자율주행을 학습·테스트·적용에도 이용될 수 있다.
생성형 AI를 이용한 자율주행은 연산량과 비용 이슈로 아직 연구개발 중인 상황이며, 향후에도 로봇 등에서 먼저 상용화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CES 2025에서 엔비디아 발표는 차세대 프로세서 블랙웰을 기반으로 서버 학습용 'GB200 NVL72'와 차량 탑재용 '토르 드라이브'를 통해 더 저렴한 가격에 높은 성능을 제공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CWFM을 통해 동작과 행동을 생성하는 플랫폼으로 자율주행의 성능을 높일 수 있다. 여기에 딥시크와 같은 가성비를 갖추고 경량화된 생성형 AI 모델이 결합되면 관련 기술의 발전이 빨라질 수 있다. 비용과 연산량 이슈로 연구 수준에 머물던 관련 기술의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관련 생태계 발전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블랙웰 기반 GB200 NVL72에는 약 13.8테라바이트의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사용된다. 기존 학습에 사용되던 HGX H100에는 총 640기가바이트의 HBM이 활용, NVL72에서는 20배의 HBM 용량이 필요하게 된다. 향후 NVL72가 본격 활성화되면 국내 HBM 관련 업체의 실적도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엔비디아와 딥시크와 같은 새로운 시도는 추론과 서비스 활성화와 함께, 물리AI, 자율주행과 휴머노이드의 발전에도 크게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갈길이 멀었던 관련 기술 발전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원천 기술과 함께 자율주행과 로봇과 관련된 응용 기술 개발도 필요한 상태다. 2025년 관련 시장에서 우리나라 기업의 좋은 성과를 기대해 본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 gm1004@kookmi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