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있는 삼성전자와 레인보우가 시너지 창출에 나섰다. 삼성전자 현장 보안 업무에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사족보행로봇, 일명 '로봇개'가 투입됐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 있는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에 레인보우로보틱스 사족보행로봇을 도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업장을 순찰하면서 보안을 유지하고, 위급 상황을 감지한 뒤 알리는 용도다.
사족보행로봇은 네발로 걷는 로봇이다. 생김새가 닮아 흔히 로봇개로 불린다. 울퉁불퉁한 지형을 움직이거나 계단을 자유롭게 오르내릴 수 있어 이동성이 뛰어나다. 또 카메라와 라이더 등 센서를 장착하면 다양한 분야로 활용 폭이 넓어진다는 장점을 갖춰 위험 지역을 정찰하는 군용이나 보안 업무를 담당하는 방범용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레인보우로보틱스 로봇개가 삼성에 들어간 건 처음으로 알려졌다. 기존에는 군용·화재 진압용으로 현대로템과 소방청 등에 공급됐다.
SRA는 모바일, 네트워크, 디스플레이 등 삼성의 핵심 사업 분야 선행 기술들을 개발하는 연구개발(R&D) 조직이다. 보안이 특히 강조되는 곳에 레인보우 로봇이 적용된 것으로, SRA에서 쓰던 기존 로봇개도 이번에 레인보우 로봇으로 교체됐다.
삼성의 레인보우 로봇개 확대 적용과 본격적인 양사 협업이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2023년 말 기준 전 세계에 232개의 생산 거점과 R&D센터, 디자인 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는데, 레인보우 로봇개가 투입되면 상당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로봇개 생산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또 로봇 사업을 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육성 중이다. 오준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명예교수 등 KAIST 연구진이 2011년 설립한 레인보우로보틱스에 투자한 데 이어 지난해 말 지분을 35%로 늘려 최대주주가 됐다. 인공지능(AI)으로 로봇의 비약적인 발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전 세계 로봇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데 레인보우를 중심으로 로봇 사업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