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비 더 내라" 트럼프 압박에…유럽 정상, 비공식 회의한다

2025-01-14

유럽 정상들이 오는 20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직후 '방위 관련' 비공식 회의를 갖는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기간 내내 '안보 무임승차론'을 내세워 유럽 국가들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했는데, 이에 위기감을 느낀 유럽 정상들이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3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이사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내달 3일 브뤼셀 인근 리몽성에 27개 회원국 정상을 초청해 유럽 방위 관련 비공식 회의를 연다"며 안토니우 코스타 상임의장의 초청장 내용을 공개했다. 코스타 상임의장은 초청장에서 "유럽이 직면한 '위협'에 대해 회원국 간 논의가 필요하다"며 "우리가 내려야 할 결정을 준비하고, '유럽 방위의 미래에 관한 백서'를 준비 중인 집행위와 고위 대표에게 지침을 제공할 것"이라고 회의 성격을 설명했다.

이번 회의에는 EU 27개국 정상과 함께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초대된다. 스타머 총리가 EU 정상들과 집단으로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외적으로 알려진 회의 주제는 '유럽의 자주적 방위책임 강화', '유럽 차원의 협력 강화' 등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론 트럼프 당선인의 방위비 증액 요구 등을 안보 위협으로 인식한 유럽 정상들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방위비 비율 조정 관련 대응 방안 등을 심도 있게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나토 회원국에 "GDP의 3% 이상 국방비를 지출하라"고 요구했다가 최근 목표치를 5%로 수정했다. 현재 NATO 회원국의 방위비 지출 목표치는 2%다.

이날 EU 집행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1억4000만 유로(약 2000억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 패키지도 발표했다. 이번 지원 패키지에는 식량·의료 등 긴급 서비스가 포함된다.

EU는 우크라이나 측과 추가 군사 지원도 논의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통화에서 서방 군대의 우크라이나 배치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유럽에선 전쟁 국면에서의 우크라이나 파병 뿐만 아니라 종전 시 평화유지군 파견 방안 등까지 고민하는 모습이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의 움직임과는 결이 다르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보수 성향의 미 인터넷 매채 뉴스맥스와 인터뷰에서 "전쟁을 끝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 임기를 시작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빨리 만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조기 종전'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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