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정상회담서 나온 트럼프의 “×소리” 욕설

2025-01-13

“×소리(Bullshit)다!”

트럼프 1기를 상대했던 문재인 정부 인사에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어떤 사람인지 물었다. 그랬더니 8년 전 한·미 정상회담에서 나왔다는 이 말을 꺼냈다.

트럼프는 2017년 6월 30일 워싱턴에서 문 전 대통령을 처음 대면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조기 대선을 거친 이후였다. 트럼프의 기준으로는 이미 취임 5개월이 지난 시점이다. 당시 한반도는 북한의 도발로 전쟁 직전 상황까지 몰려 있었다. 문 전 대통령은 20분간의 단독 정상회담에서 이를 언급했다. 그리고 참모들이 배석한 확대 회담에서 일이 벌어졌다.

트럼프는 다시 한반도 문제를 꺼낸 한국 측에 “×소리”라며 “북한 문제는 이미 깊은 대화를 나눴다”고 언성을 높였다. 그리고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에게 발언권을 넘기고 팔짱을 낀 채 의자에 깊숙이 앉아버렸다. 돈과 직결된 무역·통상만 논의한다는 일방 통보인 동시에, 이를 참모와 얘기해보라는 외교 결례였다. 회담장엔 긴장감이 흘렀다.

한국 대통령이 미국의 참모와 설전을 벌이는 참사를 막아선 건 참모들이었다. 김현철 경제보좌관은 트럼프가 트집 잡던 한·미 FTA 이후의 무역 상황을 숫자를 들어 조목조목 반박했다. 장하성 정책실장도 “영어로 말하겠다”며 가세했다. 장 실장의 말에 트럼프는 “오! 와튼 스쿨! 똑똑한 사람”이라고 했다. 트럼프와 장 실장은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스쿨을 나온 동문이다.

트럼프는 5개월 뒤 방한했다. 당시 청와대는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를 거쳐 헬기로 청와대로 이동하는 동선을 짰다. 험프리스는 107억 달러의 건설 비용 중 한국이 94%를 부담한 세계 최대의 해외 미군 기지로, 미국의 경쟁자인 중국을 마주하고 있다. 헬기에선 삼성전자 공장이 보인다. 한국이 중국의 도전에 맞서 군사 및 기술 분야에서 미국과 협력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 전략이다.

그러나 기대는 빗나갔다. 트럼프는 미군 장병을 앞에 두고 “내가 한국에 온 이유는 무역 때문”이라고 했고, 반도체 공장을 보고는 “이런 공장이 왜 미국이 아닌 한국에 있느냐”고 오히려 화를 냈다고 한다.

트럼프는 이런 사람이다. 공교롭게 트럼프의 두 번째 취임 시점에도 한국은 탄핵에 따른 리더십 공백 상태에 빠져있다. 상황은 더 좋지 않다. 8년 전 트럼프는 갑자기 당선된 ‘준비되지 않은 초짜’였지만, 지금은 충성파로 순식간에 진용을 짰다. 그리고는 언제 준비가 끝날지 모르는 한국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며 더 강력한 청구서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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